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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인과 시(현대)

정숙자 시인 / 공우림(空友林)의 노래 · 29

by 파스칼바이런 2022. 1. 23.

정숙자 시인 / 공우림(空友林)의 노래 · 29

 

 

처얼썩~ 처얼썩~

파도에 섞여, 먼 옛날

 

여왕의 전설이 들려옵니다

 

태양은 그녀의 왕관이었어요. 어느 날 여왕은 성 밖에 나갔다가 (우연히) 가난한 여인을 만나게 되었습니다. 여인은 머뭇머뭇 왕관을 매우 부러워하는 것이었어요. 그러자 여왕은 매일매일, 하루의 절반 동안씩 여인에게 왕관을 빌려주기로 하였습니다. 그로부터 여인이 왕관을 빌려 간 시간만큼은 캄캄한 밤이 되었습니다.

 

상냥한 빛의 요정들은 여왕의 검은 머리에 별을 장식하기 시작했지요.

 

그리고·······,

 

착한 나라의 여왕과 여인은 지금껏 그 약속을 지키고 있다, 합니다.

 

웹진 『시인광장』 2021년 10월호 발표

 

 


 

정숙자 시인

1952년 전북 김제에서 출생. 1988년 《문학정신》을 통해 등단. 저서로는 시집으로 『감성채집기』, 『정읍사의 달밤처럼』, 『열매보다 강한 잎』, 『뿌리 깊은 달』, 『액체계단 살아남은 니체들』과  산문집 『밝은음자리표』, 『행복음자리표』가 있음. 동국문학상 · 질마재문학상 · 들소리문학상 등 수상. 웹진 『시인광장』 편집위원 역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