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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인과 시(현대)

김왕노 시인 / 달 외 1편

by 파스칼바이런 2022. 3. 15.

김왕노 시인 / 달

 

 

밤에 내가 몽유로

너를 찾아갈까 질투해

저렇게 외눈으로

나를 감시하고 있다.

 

그리워 죽겠는데

보고 싶어 죽겠는데

 

밤새 감지 않는 저 눈

 

 


 

 

김왕노 시인 / 사칭

 

 

나는 사람과 어울리려 사람을 사칭하였고

나는 꽃과 어울리려 꽃을 사칭하였고

나는 바람처럼 살려고 바람을 사칭하였고

나는 늘 사철나무 같은 청춘이라며

 

사철나무를 사칭하였고

차라리 죽음을 사칭하여야 마땅할

그러나 내일이 오면 나는 그 무엇을

 

또 사칭해야 한다

슬프지만 버릴 수 없는 삶의

 

이 빤한 방법 앞에 머리 조아리며

 

 


 

김왕노 시인

경북 포항에서 출생. 1992년〈매일신문〉신춘문예 당선되어 등단. 시집으로 『황금을 만드는 임금과 새를 만드는 시인』, 『슬픔도 진화한다』, 『말달리자 아버지』, 『사랑, 그 백년에 대하여』, 『사진속의 바다』, 『그리운 파란만장』, 『아직도 그리움을 하십니까.』, 『이별 그 후의 날들』, 『복사꽃 아래로 가는 천년』 등이 있음. 한국해양문학대상, 박인환 문학상, 지리산 문학상, 디카시 작품상, 수원문학대상, 한성기 문학상, 풀꽃 문학상, 2018년 제 11회 웹진 시인광장 선정 올해의좋은시상, 등 수상, 2018년 올해의 좋은 시상, 한국 디카시 상임이사, 한국시인협회 부회장, 현재 문학잡지《시와 경계》주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