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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인과 시(현대)

박종영 시인(목포) / 봄이 강을 건너다

by 파스칼바이런 2022. 3. 16.

박종영 시인(목포) / 봄이 강을 건너다

 

 

산수유 노란 웃음으로

풀리는 고향의 봄, 샛강은

허리춤 곧추세워 징검다리 건너뛰고

아프게 흐르는 흙빛 물살,

자운영 꽃길 따라 산은 강을 건너고

강은 그림자 드리운 채 물가에 서 있다.

겹도는 구부나루 흐느끼는 안개,

그 안갯속으로 아득한 강줄기 흐르고 흘러

구진포 휘돌아 치니 회진이라 했던가,

지난겨울 칼끝 바람 언강을 가르더니

보송보송 버들강아지

찬 기운 몰아내느라 붕붕거린다.

해동기(解凍期) 맛 들여 풋대 세우는 청보리 물결,

긴 사래 끝자락 흩어진 풍경을 주어 모으고,

얇게 봄을 벗기는 유채꽃 웃음소리

오래된 그리움 데리고 와 꽃씨방 어르고,

몽탄나루 거슬러 오르는 버들치 물장구치는 소리

살아 있으므로 융숭한 영산강(榮山江)의 맥박소리

이때쯤, 날씬한 봄이 강을 건너온다는 소식,

먹이 찾아 촐싹거리며

차가운 봄 물살 콕콕 쪼아대는

민물도요새 한 쌍

 

 


 

박종영 시인(목포)

해남 황산면 출생. 해남고등학교 졸업. 현재 목포에서 거주. 2002년 <문예사조> 등단. 한국시사랑 문인협회 회원. 대한문인협회 회원. 모던포엠작가회 호남지회 회원. 시사문단 작가. 시와그리움이있는마을 회원. 시집 <그대 아름다운 이별쟁이>, <소리의 춤>. <소리의 춤>. 제13회 공무원문예대전 은상수상(20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