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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인과 시(현대)

김종숙 시인(芝室) / 가을, 그대가 올 차례다

by 파스칼바이런 2022. 6. 11.

김종숙 시인(芝室) / 가을, 그대가 올 차례다

 

 

스스로 갇혔다

 

시인이 보내준 예가 체프를 마셨고

열두 개의 해와 달 시화집을 펼쳤다

 

비가 내렸고

 

여물지 않은 도토리가 후드득 떨어지자

청설모 달려가고

 

바람이 불었고 긴 머리 감듯 나뭇잎 흔들며 부딛히는 소리에

어디선가 강아지 짖어댄다

 

여름 내 내린 비로 웅덩이가 패인 뒤뜰에

별빛이 쏟아져 반짝이고

 

이제 여름은 꽃잎으로 지고 있다

 

그대만 오면 된다

 

가을, 그대가 올 차례다

 

 


 

김종숙 시인(芝室)

2021 한양문학상 시부문 우수상 수상. 문예마을 시 부문 신인문학상 수상(2020). 한양문학 수필 부문 신인문학상 수상(2020). 한양문학 정회원, 문예마을 정회원. 시야시야-시선 동인. 동인지 《여백ㆍ01》 출간. 대표작 《별들에게 고함》 외 다수. 기획공연- 다솜우리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