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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인과 시(현대)

<디카시>김백겸 시인 / 갑천변 겨울 속으로

by 파스칼바이런 2022. 3. 12.

 

김백겸 시인 / 갑천변 겨울 속으로

 

산보자가 북극 바람의 창검 같은 눈길을 피해 다녔는데 억새밭이 ‘마음은 외로운 사냥꾼’처럼 산보자를 따라온다

 

인생은 갑천변 하늘에 펼쳐진 구름처럼 오리무중

늙은 산보자는 무(無)자 화두를 들고 말기암처럼 표정이 깊어진 겨울로 산책을 나간다

법(法)을 마누라처럼 집에 팽개치고

돈오(頓悟)를 뱀허물처럼 아스팔트길에 벗어놓고

 

웹진 『시인광장』 2022년 2월호 발표

 

 


 

김백겸 시인

1953년 대전에서 출생. 충남대학교 경영학과와 경영대학원 졸업. 1983년 《서울신문》 신춘문예 〈기상예보〉가 당선되어 등단. 저서로는 시집으로 『비를 주제로한 서정별곡』, 『가슴에 앉힌 산 하나』, 『북소리』, 『비밀 방』, 『비밀정원』 등과 시론집 『시적 환상과 표현의 불꽃에 갇힌 시와 시인들』,『시를 읽는 천개의 스펙트럼』, 『시의 시뮬라크르와 실재(實在)라는 광원(光源)』이 있음.  대전시인협회상, 충남시인협회상 수상.  웹진 『시인광장』 主幹 역임. 현재 〈시힘〉,〈화요문학〉  동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