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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인과 시(현대)

조윤희 시인(김해) / 홍매화의 향연 외 2편

by 파스칼바이런 2022. 8. 5.

조윤희 시인(김해) / 홍매화의 향연

 

 

겨울의 마지막 자락

동여맨 틈바구니로

시리도록 시린 시간을 깨뜨리는

홍매화가 한창이다

뉘라서 알았을까 아름다운 것도

찬란한 칼날의 향연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시간보다 먼저 서두르는

성급한 꽃들의 춤사위

겨울 속 흔적들을 지워내고

새로운 날을 꿈꾸게 한다

함께 할 따뜻한 시간 속으로

홍조띤 미소 머금은 홍매의 춤이

붉게 수놓아 갈수록

설레이는 봄향은 짙어만 간다

 

 


 

 

조윤희 시인(김해) / 함덕 해수욕장에서

 

 

한겹 한겹 고운 선율로

왔다가 물러가는 그대의 발걸음을

넋놓고 듣고 앉았다

 

함덕의 고운 모래펄 사이로

가을이 스며든 줄 알았더니

봄밤의 랩소디가

향기롭게 귓가를 적신다

 

수평선 너머에서부터

기다림을 안아주려 다가온 듯

낯선 밤의 바다는

그대의 향기처럼 포근하기만 하다

 

 


 

 

조윤희 시인(김해) / 겨울소경

 

 

여름내 뜨거운 볕살 잠시 스쳐도

원망스러미 하늘을 보았더니

깊은 호수마냥 펼쳐진 시린 하늘

슬픈 해 그림자 겨울 따라 나선다

 

잠시라도 남겨주고 간 온기

품 안으로 끌어 모으려 할수록

잽싸게 달려온 서늘한 기운만

손끝을 깨물어 버린다

 

입술에 머문 주문처럼

춥다 춥다 연신 중얼대다가도

저 너머 불 켜진 창을 보다보면

가슴 한번 적셔지는

따뜻한 그리움 한 조각

 

고립된 채 드러누운

겨울의 풍경 속에서도

흐르는 숨소리가 묻어나면서

시린 하늘빛에도

붉은 감성하나 그려진다

 

 


 

조윤희 시인(김해)

경남 김해에서 출생. 현재 계간 시와늪에서 시 창작 공부를 하고 있으며 2016년 4월 1차 시 부문 추천 당선 데뷔, 2017년 3월 31일 제36집 여름호 김해 장날 외 4편이  2차 추천 완료로 등단. 2019년 1월 2019년 제42집 신년호 詩 부문 작가상 당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