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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인과 시(현대)

서희 시인 / 지금 함박눈이 외 1편

by 파스칼바이런 2022. 8. 14.

서희 시인 / 지금 함박눈이

 

 

상층권의 구름들이

대륙권을 장악하다

 

추위가 몰려오자 저희끼리 부딪쳤군,

 

조각난

몸뚱이끼리

다시 또 뭉치다니

 

63빌딩 겅중겅중

아파트를 뛰어내려

 

난분분 춤을 춘다

16층 유리창 밖

 

잊을 건

잊어두라고

허락하듯 쌓이다니

 

ㅡ『제11회천강문학상 수상작품집』(경남, 2021)

 

 


 

 

서희 시인 / 훼방

 

 

시큰둥한 국과 밥을 어쩌다 붙여놓으니

친밀해진 둘 사이는 띄어쓰기도 필요 없다

이렇게 하나로 묶인

우리 곁의 '국밥' 이여

 

한번 맺어지면 나눌 길이 없다는데

어찌 떼어낼까 골똘히 생각하다

급기야 '따로'를 붙여

나눠놓는 저 심보

 

<좋은시조> 2021. 겨울호

 

 


 

서희 시인

경북 영주에서 출생. 2011년 《시와 세계》로 등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