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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인과 시(현대)

박수중 시인 / 장대비 단상斷想 외 1편

by 파스칼바이런 2022. 8. 14.

박수중 시인 / 장대비 단상斷想

 

 

오래전 첫사랑과의 이별같이 찾아온

장대비를 흠뻑 맞으며 일순一瞬 떠오른 생각은

우주의 심연속으로

보이저 1호가 태양계를 벗어나기 전

마지막으로 찍은 64000개 점으로 이루어진 별들 속에

한개 푸른 점.

그 속에 76억 생각이 살고 있고

그 생각속에서

생명이 생겨나고 사라지고

사랑하고 미워하고

시작이 있고 끝이 있느니

의미의 있고 없음이 무슨 소용이 있을까마는

대체 우주속 먼지의 먼지,

그 먼지의 10대손孫 먼지만도 못한

내 그리움은 얼마나 미미한 존재인가

 

 


 

 

박수중 시인 / 배달의 민족

 

 

환웅熊 '배달의민족'이

어느새

치킨鷄 배달의 민족'으로

변용되더니

 

팔렸다

 

대동강 물보다

훨씬 비싼 값으로

異민족에게 팔려버렸다

 

하늘위 상징을

땅위로 끌어내려

세속화世俗化하는

 

현대판 우화萬話의

리얼리티 쇼.

 

 


 

박수중 시인

1944년 황해 연백 출신. 서울대 법학과 졸업. <미네르바>를 통해 등단. 한국문학인 상. 시집 <클라우드 방식으로>, <박제>, <크레바스>, <볼레로>, <꿈을 자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