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효 시인 / 생업
종로6가 횡단보도 원단두루마리를 가득 실은 오토바이들이 숨을 고르고 있었다.
신호총이 울렸다.
장애물을 요리조리 헤치며 동대문시장 안 저마다의 결승선을 향해 순식간에 사라졌다.
좀처럼 등위를 매길 수 없었다.
모두 1등이었다.
윤효 시인 / 완생 (完生)
그렇게 좋아하시던 홍시를 떠 넣어 드려도 게간장을 떠 넣어 드려도 가만히 고개 가로 저으실 뿐,
그렇게 며칠, 또 며칠,
어린아이 네댓이면 들 수 있을 만큼 비우고 비워내시더니 구십 생애를 비로소 내려놓으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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