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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인과 시(현대)

배홍배 시인 / 빗방울 전주곡 외 1편

by 파스칼바이런 2022. 9. 30.

배홍배 시인 / 빗방울 전주곡

-쇼팽 프렐류드

 

 

커피잔 위로 쏟아지는 쌉쌀한 빗소리,

소리를 향해 빗방울들 날아간다

날아가는 품새로 되 던져지는

오각형의 음의 덩어리, 보인다

고요함과

차가움과

슬픔과

외로음, 그리고 노스탤지어 보인다

거꾸로 흐르는 오늘의 가장자리

자정으로 가득 찬 시간

한 번도 통화를 해본 적이 없어

부패한 전화기가

나의 귓속에 검은 상처를 냈을 것이다

사람으로 넘쳐나는 몸뚱이 끝에서

상처보다 깊게 자라는 고양이 정신과

물물 교환된 나의 전생,

그곳에다 버린

아무런 일도 일어나지 않은 하루에서

날카로운 빗방울은 뿌려진다, 다시 그리운 듯

 

- 음악 에세이 classic 명곡 205.에서

 

 


 

 

배홍배 시인 / 모노 LP 음반

 

 

한 바퀴 돌면 핏줄 하나가 풀려나갔다

칭칭 감긴 몸뚱이가 풀리기엔

현기증이 더 필요했나

튀는 바늘 끝에서 하늘하늘 혈관 속으로

밀려오는 하늘, 하늘 밖으로

둥둥 밀리는 맥박 안에서도

귓바퀴는 뭉게뭉게 자랐다

커갈수록 멀어지는 소리와 소리끼리

서로를 넘기는 길의 막바지는

삼킨 노래들이 합쳐져 하나의 말이 되고

말이 입을 막는 들숨의 배후

껴안으니 등 뒤로 보인다

두 갈래로 지르기엔 아직 가까운 듯

빙글빙글 도는 미완성의 비명들

돌아보면 생각난 듯 핏줄 하나가 또 풀려나간다

 

 


 

배홍배 시인

1953년 전남 장흥에서 출생. 2000년 월간 현대시로 등단. 저서로는 시집으로 단단한 새, 바람의 색깔과 산문집 추억으로 가는 간이역등이 있음. 번역 프리랜서. 오디오 평론가. 사진작가로 활동. 부천 오정초등학교 재직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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