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미월 시인 / 메탈은 멘탈
덤벨 들기 몇 번 하고 힘들어 내리려다 너와의 약속 지키려 앙버티고 서 있다 등줄기 흥건히 젖는다 몸이 점점 가벼워진다
기구와 한 몸 되어 체력을 다지는 건 하루를 돌아보며 자신을 바로잡는 일 불끈 선 근육 사이로 정신줄이 팽팽해진다
《정형시학》2022. 가을호
류미월 시인 / 꽃무늬 스카프
유품을 정돈하다 눈에 밟힌 그 스카프 기나긴 날 휘감았던 지나온 저린 얼룩 어머니 가루분 체취 꽃잎 위에 실어온다
장롱 속 수납장에 잠자듯 가물거리고 어느 날 먼지 털다 발등에 툭 떨어진 한순간 소름 돋듯이 꽃무늬가 고개 든다
말로는 차마 못해 안부 묻는 몸짓으로 강 건너 보내오는 후드득 매화 소식 어느새 또 봄이 오려나 거울 앞에 환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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