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 시인과 시(현대)

류미월 시인 / 메탈은 멘탈 외 1편

by 파스칼바이런 2023. 2. 8.

류미월 시인 / 메탈은 멘탈

 

 

덤벨 들기 몇 번 하고 힘들어 내리려다

너와의 약속 지키려 앙버티고 서 있다

등줄기 흥건히 젖는다

몸이 점점 가벼워진다

 

기구와 한 몸 되어 체력을 다지는 건

하루를 돌아보며 자신을 바로잡는 일

불끈 선 근육 사이로

정신줄이 팽팽해진다

 

《정형시학》2022. 가을호

 

 


 

 

류미월 시인 / 꽃무늬 스카프

 

 

유품을 정돈하다 눈에 밟힌 그 스카프

기나긴 날 휘감았던 지나온 저린 얼룩

어머니 가루분 체취

꽃잎 위에 실어온다

 

장롱 속 수납장에 잠자듯 가물거리고

어느 날 먼지 털다 발등에 툭 떨어진

한순간 소름 돋듯이

꽃무늬가 고개 든다

 

말로는 차마 못해 안부 묻는 몸짓으로

강 건너 보내오는 후드득 매화 소식

어느새 또 봄이 오려나

거울 앞에 환하다

 

 


 

류미월 시인

단국대 대학원 문예창작학과 졸업, 문학 석사. 2008년 《창작수필》 등단. 2014년 《월간문학》 시조부문 신인상 등단. 저서로는 산문집 『달빛, 소리를 훔치다』(2017)와 시조집 『나무와 사람』이 있음. 2020년 용인문화재단 문화예술공모지원사업 지원금 수혜. 한국산문작가협회 이사. 한국문인협회 남북교류위원, 한국수필가협회회원. 한국시조시인협회 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