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대선 시인 / 혼불11 -김정 님
프레스에 절단된 손가락으로 난간을 꼭 붙들고 있던 동생아!
너는 부패한 시신이 되어 이 못난 형을 부르는구나 계엄군으로 온 나를 부르는구나 내 총이 너도 겨누었을까?
술 한 잔을 쓰게 넘긴다 잘린 너의 손가락이 비닐에 싸인 너의 몸이 나를 부르는구나
강대선 시인 / 혼불12 -전재수 님
친구들과 함께 미끄럼 타고 있었어요
갑자기 벼락 치는 소리가 들려와 무서워서 도망치는데 아끼던 고무신이 벗겨졌어요
고무신을 주우러 돌아섰을 때 내 몸에 여섯 발의 총알이 박혔어요
군인 아저씨 보고 좋아서‘만세’를 불렀는데 나라를 지키는 고마운 군인 아저씨라고 손을 흔들었는데
왜 나를 쏘았을까요?
미끄럼 타던 친구들의 얼굴이 보이고 손에 든 고무신이 떨어졌어요
군인 아저씨 제가‘만세’하고 부른 그 꼬마예요
고무신을 든 그 꼬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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