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희구 시인 / 추석대목장날
아첨 무운 지가 언젠데 자(場)아 한분 갈라카마 꾸무대기로 미렁티이 곰 겉은 칠복이 엄마가 인자 재와 시장바닥을 들어서는데
-엄마야! 저 사람들 좀 보래이 기상토 않 하구마는 내사마, 장 보로 온 기 앙이고 사람 귀경을 왔구마는 -헷헤이 참, 와 자꼬 남우 발은 밟아쌓능교 내 발등더리가 디딜빵아가? 자꼬 밟꾸로
-허헛참, 어데다가 자꼬 대갈빼기로 디리대노 여게가 너거 안빠이가? -안사돈이 밉어마 안사돈 등더리로 밀지 와 자꼬 낼로 밀어쌓능교? 캐사민서 여게저게서 소리로 냅다 지린다
*꾸무대기로 미렁티이 곰 겉은: 꾸물대기를 미련한 곰 같은 *발덩더리: 발등 *대갈빼기: 머리통
-시집 2집 대구의 장터풍물 편 『추석대목장날』
상희구 시인 / 오이 아나 가이 아나
이른 새벽 갑재기 중풍으로 쓰러진 엄마를 볼라꼬 서울 사는 막내이 아들이 득달겉치 딜이닥친다
엄마는 벌써 아문가문하다
이모가 눈물을 찍어미
―아이고 성님요, 눈 좀 떠 보소 서울서 칠복이가 왔구마! 우짯꼬, 당최 사람이 오이 아나 가이 아나
—『개살이 똑똑 듣는다』(오성문화,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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