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성만 시인 / 앵두
활짝 웃어도 찡그려도 한결같이 어여쁜 꽃아꽃의 정령들아 어디 숨었니 모습을 보여다 오너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기 위해서 나는 단단한 몸 가진 총 하나 구하여 닦고 또 닦는다 으르렁거리는 짐승처럼 탕. 고막 찢을 듯 뛰쳐나갈 이 날렵한 총알들 어루만지며 왜 사랑은 희생을 요구하는지 점점 뜨거워지는 숨결로 너의 발아래 무릎 꿇고 손 내민다 붉고 하얀 빛을 다오 아슴아슴 시원한 열매를 다오 갈수록 목마른 내게영원한 갈증을 다오
-시집 ‘케이블카 타고 달이 지나간다’, 여우난골, 2021
고성만 시인 / 개
소리조차 가는 비 가슴 적신 봄날 아침
팔짝팔짝 검둥개 밥그릇 채우면서
너 어찌 내 속을 알랴 중얼중얼 어머니
고성만 시인 / 포클레인
붉은 바퀴 자국을 새기며 달려간다
피는 차고 거친 호흡 망설임도 후회 없이
스스로 길을 만들어 표표히 떠나는 그
공사장 뒤 모퉁이 서럽게 울면서
한 숟갈 한 숟갈 떠서 담는 밥그릇
목숨이 부대낄 때면 기어서 다가간다
<파란.만장> 고요아침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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