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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 관련>/◆ 가톨릭 산책4879

[오늘 우리의 생태 영성 살이] 집의 계보와 사목의 규모 [오늘 우리의 생태 영성 살이] 집의 계보와 사목의 규모 황종열 레오(평신도 생태영성학자) 프란치스코 교황님은 지구를 ‘우리의 공동의 집’이라고 표현하셨습니다.(『찬미 받으소서』 1, 3, 13, 17, 53, 61, 155, 164항 참조) 집에는 규모가 있습니다. 우리가 각자 혹은 가족과 함께 사는 집이 있고, 마을, 도시 혹은 나라라는 집이 있습니다. 선조들은 나라를 ‘국가(國家)’라고 표현하였으니 나라를 하나의 ‘집’으로 본 것이었습니다. 또한 온 세상을 집 ‘우(字)’에 집 ‘주(宙)’를 써서 ‘우주(宇宙)’라 하였으니, 우주 역시 하나의 집으로 보았다고 하겠습니다. 참으로 오징어에게는 국경이 없고 두루미에게도 국경이 없습니다. 우주인들은 하나같이 지구 밖에서 지구를 보면 국경도 이념도 인종도 .. 2021. 7. 23.
유럽에 베네딕도회 수도원이 많은 까닭은? 유럽에 베네딕도회 수도원이 많은 까닭은? 차윤석 베네딕도 박사 독일 유학 때 지도교수님과 수도원으로, 답사를 다닌 적이 많습니다. 수도원 도서관에 보관된 귀중한 필사본을 보기 위해서였죠. 움베르토 에코의 「장미의 이름」으로 유명한 오스트리아 멜크 수도원이나 스위스 장크트갈렌 수도원도 답사 장소였습니다. 답사한 수도원 중 열에 아홉은 베네딕도회 수도원이어서, 당시 홈피로 사진을 본 한국에 있는 지인들은 유럽에 베네딕도회 수도원만 있냐고 물을 정도였습니다. 다른 수도회도 많은데 왜 그런지 그 맥락에서 성녀 오딜리아의 전기를 좀 더 살펴보려 합니다. 전기에는 7~8세기 유럽 수도원 제도가 어떻게 자리 잡게 되었는지 모습을 엿볼 수 있거든요. 전설에 따르면, 홧김에 아들까지 죽인 공작은 여생을 수도원에서 보내며.. 2021. 7. 22.
[성당 이야기] (55) 전성기 고딕 성당의 절정 [성당 이야기] (55) 전성기 고딕 성당의 절정 랭스의 노트르담 주교좌성당 (Cathedrale Notre-Dame de Reims) 강한수 가롤로 신부(민락동 성당 주임, 건축신학연구소) 서양 건축의 흐름에서 ‘고전’이라는 것은 다양한 양식의 특징을 규정하는 기준이 됩니다. 고전이 새로운 양식의 발생 근원지가 되는 것입니다. 초기 고딕의 누와용과 라옹, 전성기 고딕의 부르주와 르망 대성당은 고딕 성당의 고전성을 잘 유지하고 있습니다. 반면에 초기의 생드니와 파리 노트르담, 전성기의 샤르트르와 수아송 대성당은 고전성을 벗어나 고딕성을 더욱 발전시켜 나갔습니다. 이러한 두 흐름에서 고딕의 전성기를 이끈 주류는 일드프랑스를 중심으로 고딕성을 강조한 분파였고, 그 절정을 랭스의 노트르담 주교좌성당에서 이루게.. 2021. 7. 22.
멈춤과 수도 영성 멈춤과 수도 영성 안셀름 그륀 신부, 번역 차윤석 베네딕도 코로나19로 많은 것이 멈추었습니다. 사람들은 집에 머물러야 하고, 가고픈 곳으로 떠날 수 없게 되었습니다. 요즘 재택근무를 하며 집 밖으로 나올 수 없는 사람이 많습니다. 이런 상황으로 많은 이들이 정신적으로 스트레스를 받습니다. 특히 이런 멈춤은 청소년에게 견디기 힘듭니다. 수도원에 사는 우리는 멈춤에 대한 경험이 있습니다. 코로나 위기로 멈출 수밖에 없는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고자 우리 경험을 나누고 싶습니다. 멈춤으로 하느님께 귀 기울이기 멈춤과 침묵은 수도자가 하느님께 가는 핵심적인 방법입니다. 하지만 우리에게 멈춤은 불편합니다. 멈춤 속에서 먼저 자기 자신과 대면하게 되기 때문입니다. 지금까지 바쁜 생활에 묵혀 둔 감정, 고뇌, 죄책감이.. 2021. 7. 21.
[성가의 참맛] 가톨릭성가 169번 - 사랑의 성사 [성가의 참맛] 가톨릭성가 169번 - 사랑의 성사 까뮤(이새론 안토니오, 이운형 마리아, 김구환 루까) 독일 라이프치히에는 종교개혁으로 가톨릭 성당에서 루터파 교회로 바뀐 성 토마스 교회(Thomaskirche)가 있다. 다양한 음악가들은 이 교회를 거치며 라이프치히를 음악의 도시로 바꾸어 놓았다. 펠릭스 멘델스존은 이 교회에서 프란츠 슈베르트의 음악을 재발굴하여 세상에 알렸고, 로베르트 슈만과 함께 라이프치히 콘서바토리를 창립하였다. 또한 리카르트 바그너가 세례를 받았고, 요한 세바스찬 바흐는 음악감독으로서 매주 새로운 작품들을 그날 예배에 맞추어 만드는 등 음악 문화를 꽃피웠다. 1734년, 파울 플레밍(Paul Fleming)의 글로 만들어진 바흐의 교회칸타타 「나의 모든 과업들에서」(In all.. 2021. 7. 21.
[유사 종교와 가톨릭 신앙] 신천지에 빠진 가족의 아픔 [유사 종교와 가톨릭 신앙] 신천지에 빠진 가족의 아픔 이금재 마르코 신부(가정사목국장 겸 상담사목 센터장) 가정에서 자녀나 부모님 중에 사이비에 빠졌다며 도움을 요청하는 사례가 여전히 줄지 않고 있다. 얼마 전에도 아들이 신천지에 빠졌다는 것을 알게 된 어머니가 도움을 요청하였다. 아들이 3년 동안이나 신천지 생활을 하고 있었지만 가족들은 전혀 눈치채지 못했다. 그러다 우연히 아들이 방에서 누군가와 통화 하는 것을 엿듣게 되었고, 아들의 입에서 성경 이야기가 나오길래 호기심에 잠깐 엿듣는데 성경의 용어들이 전혀 천주교 용어가 아니어서 의심하기 시작, 그 후 주의 깊게 살펴보니 신천지 활동을 가족들 몰래하고 있었던 것이다. 아들은 신천지에서 사명자 역할을 하고 있었다. 사명자는 신천지에 대한 충성심이 큰.. 2021. 7. 20.
[기후는 공공재입니다] (14·끝) '기후 붕괴' 시대, 종교인이 사는 법 [기후는 공공재입니다] (14·끝) ‘기후 붕괴’ 시대, 종교인이 사는 법 자본의 욕망에 목 졸린 지구… 굳은 신앙으로 지켜나가자 가톨릭신문 2021-07-18 [제3254호, 8면] 생명 위기 놓인 피조물의 탄식 탈성장 위한 종교 역할 고민할 때 ‘은총의 감각’으로 세상을 보고 이웃과 자연 위한 삶 살아가야 ■ ‘인간세’와 ‘자본세’의 시대 생태계 현실을 말함에 있어 ‘위기’란 말보다 ‘붕괴’라는 거친 용어를 선호하며 사용해 왔다. 지리학적으로 뭇 생명체의 탄생, 존속 그리고 번영이 가능한 ‘홀로세’ (Holocene Epoch, 沖積世) 말기에 이르렀으나 홀로세를 ‘인간세’, 나아가 ‘자본세’로 변질시킨 탓이다. 한 마디로 ‘탈결핍’을 추동하는 자본주의적 욕망이 생명현상 자체를 불가능하게 만든 것이다.. 2021. 7. 19.
[영화의 향기 with CaFF] (122) 와인 패밀리 [영화의 향기 with CaFF] (122) 와인 패밀리 마음이 원하는 걸 따르는 달콤한 인생 가톨릭평화신문 2021.07.18 발행 [1622호] 위기를 기회로 만드는 사람들이 있다. 우리도 그런 사람이면 좋겠다. 이탈리아 작은 시골 마을에서 할아버지와 함께 지내던 마크는 학구열이 높은 엄마 손에 이끌려 미국으로 건너가 변호사가 된다. 결혼 후 아내를 따라 캐나다로 건너가게 되고, 친구에 의해 자동차 회사 CEO가 된다. 자신이 진짜로 좋아하는 것이 무엇인지 물어는 보았을까? 그는 주어진 현실에 온 힘을 다해 열심히 살고 있다. 어느 날 마크는 친구와의 약속을 생각하며 최대한 그린 정책을 펼치려 하지만 이익이 우선인 이사회는 받아들이지 않는다. 신념을 포기해야 하는 상황에서 사표를 던진 마크는 35년 .. 2021. 7. 19.
[장일범의 유쾌한 클래식] (10) 쥘 마스네의 ‘타이스의 명상’ [장일범의 유쾌한 클래식] (10) 쥘 마스네의 ‘타이스의 명상’ 화려한 삶을 뒤로하는 창부의 선택 가톨릭평화신문 2021.07.18 발행 [1622호] 최근 바이올리니스트 김봄소리가 내놓은 신보 CD ‘바이올린 온 스테이지’는 지난달 공연 레퍼토리와 마찬가지로 폴란드와 프랑스 레퍼토리가 돋보인다. 프랑스 레퍼토리 중에서는 지난번에 소개해 드린 생상스의 ‘삼손과 들릴라’ 중 들릴라의 아리아 ‘그대 음성에 내 마음 열리고’와 쥘 마스네의 ‘타이스의 명상’이 귀를 감싼다. 이 ‘타이스의 명상’이라는 곡은 클래식 명곡집 등을 통해서 누구나 꼭 듣게 되는 유명한 곡이다. 중학생 때 이 곡을 처음 들었을 때 명상곡이라는 이름과 부드러운 음악에서 한적한 푸른 초원의 전원을 떠올렸었다. 이 작품은 문학적인 소재를 매.. 2021. 7. 18.
[시사진단] 한류 통제에 사활 거는 북한, 왜? [시사진단] 한류 통제에 사활 거는 북한, 왜? (임을출, 베드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가톨릭평화신문 2021.07.18 발행 [1622호] 최근 북한에는 고위간부들의 계급 강등 등 경질ㆍ문책성 인사 조치가 이뤄지는 등 간부혁명과 더불어 사상혁명이 한창이다. 노동신문은 지난 10일 1면 전면에 총 1만 자 분량의 사설 ‘혁명적 수양과 당성 단련을 더욱 강화하자’를 실었다. 제재와 코로나19의 장기화, 이에 따른 경제난과 주민 생활고의 심화 등 ‘유례없이 혹독한 도전과 난관’과 ‘시련’을 강조하며 사상 결집과 간부의 역할 강화를 거듭 주문했다. 특히 최근 이른바 ‘장마당 세대’의 느슨한 충성심을 경계하며 젊은 간부들에 대한 사상 교육이 필요하다고 강조하고 있다. 이들 세대를 두고 “가열한 전화의 불 속.. 2021. 7. 17.
[신앙인의 눈] ‘공정’을 넘어서는 '아량'을 [신앙인의 눈] ‘공정’을 넘어서는 ‘아량’을 김형태(요한) 변호사 가톨릭신문 2021-07-18 [제3254호, 23면] 사무실 뒤편 고즈넉한 부자 동네에 카페가 하나 있습니다. 점심 먹고 그 앞을 지나다 보면 녀석은 늘 그늘에 모로 누워 자고 있습니다. 하얀 진돗개를 크게 키워 놓은 모습인데 털이 좀 더 길고 아주 기품이 있어 보이더군요. 그런데 도대체 저 녀석은 자고 있는 건가, 아니면 목줄 길이 밖으로는 나갈 수가 없으니 하릴없이 누워 그저 눈을 감고 있는 건가. 볼 때마다 마음이 짠해 옵니다. 쟤는 무얼 하러 태어난 걸까. 평생 3m짜리 목줄에 매여 있으려고? 저 녀석에게 삶의 의미는 도대체 무얼까. 우리 집 마당에 기를 쓰고 돋아나는 풀들도 그렇지요. 매일 아침 모종삽으로 뿌리째 떠내 보아도 .. 2021. 7. 17.
[민족·화해·일치] 역사의 치유 [민족·화해·일치] 역사의 치유 강주석 신부(주교회의 민족화해위원회 총무) 가톨릭신문 2021-07-18 [제3254호, 22면] 1945년 9월 8일 미24군단과 함께 인천에 도착한 미국 군종교구장 스펠만(Francis Joseph Spellman) 대주교는 다음 날 서울 주교좌명동대성당에서 미사를 봉헌했다. 그는 강론에서 미군이 점령군이 아닌 해방자로 온 사실을 강조한다. “내가 이곳에 와 주교와 신부들과 이렇게 많이 모인 교우들을 만나 보게 된 것은 나의 큰 영광입니다… 조선은 이제 해방됐습니다. 미국 국민이 조선의 해방을 얼마나 기뻐하는지 여러분은 생각하기도 어려울 것입니다.” 하지만 실제 군정 초기 한국인에 대한 미군의 태도는 강압적이었다. 맥아더 명의의 포고령 1호를 보면, “정부의 전 공공 .. 2021. 7. 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