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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 관련>/◆ 가톨릭 산책4879

[성당 이야기] (51) 인고의 시간으로 고딕 전성기를 열다 [성당 이야기] (51) 인고의 시간으로 고딕 전성기를 열다 샤르트르의 노트르담 주교좌성당 (Cathédrale Notre-Dame de Chartres) (1) 강한수 가롤로 신부(민락동 성당 주임, 건축신학연구소) 지난 3회에 걸쳐 고딕 성당의 기본 구조에 대해서 알아보았습니다. 낯선 건축 용어로 인해 ‘성당 이야기’가 더 멀어진 것은 아니겠지요? 초기의 고딕 성당들은 이러한 고딕의 기본 구조들을 실험하고 발전시키면서 전성기를 준비하였습니다. 그 결실로 고딕 구조가 완성 단계로 들어서게 되었는데, 첫 번째가 샤르트르의 노트르담 주교좌성당입니다. 파리 근교의 샤르트르 교구는 4세기에 설립된 오랜 역사를 담고 있는 곳으로, 지금의 대성당이 여섯 번째인 것을 보면 이곳에 어떤 시련들이 있었는지 짐작할 수 .. 2021. 5. 21.
[온라인 서울주보 음악칼럼] 성경 속 영웅도 녹여버리는 유혹의 노래 [온라인 서울주보 음악칼럼] 성경 속 영웅도 녹여버리는 유혹의 노래 임주빈 모니카(KBS프로듀서, 심의위원) 생상스, 오페라 중 ‘그대 음성에 내 마음 열리고’ 청소년기 클래식 음악의 매력에 막 빠져들 무렵 베토벤은 저의 음악적 우상이었습니다. 어떤 음악가를 제일 좋아하느냐고 물으면 서슴없이 베토벤이라고 말했죠. 그러다 성인이 되어서, 특히 클래식 음악 프로그램 PD가 되어 음악을 고루 많이 듣게 된 다음부터는 누군가가 제일 좋아하는 음악가를 물어보면 참 곤란해집니다. 그 많은 작곡가들이 저마다의 개성과 장기를 가지고 있어서, 이 사람은 이래서 좋고 저 사람은 저래서 뛰어나다는 것을 알게 됐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나중에 그 매력을 알게 된 작곡가 중에 까미유 생상스(Camille Saint-Saëns, .. 2021. 5. 20.
[영화의 향기 with CaFF] (113) 펭귄 블룸 [영화의 향기 with CaFF] (113) 펭귄 블룸 엄마의 하반신 마비, 까치가 가져다준 기적 가톨릭평화신문 2021.05.16 발행 [1613호] 해안선을 따라 보이는 아름다운 절벽과 구름, 푸른 하늘과 파도가 어우러진 호주의 바다 마을에서 활기차게 뛰노는 행복한 가족의 모습으로 영화는 시작한다. 이 단란한 가족이 여름휴가를 간 곳에서 엄마 샘(나오미 왓츠)은 노후화된 옥상 난간에 기대다 추락사고로 하반신 마비가 된다. 큰아들 노아의 시점으로 진행되는 영화는 사고를 당한 샘의 신체적, 정신적 아픔과 치유의 과정을 그리고 있다. 이 영화는 실화를 바탕으로 실제 주인공의 남편 캐머런 블룸이 쓴 소설 「펭귄 블룸」을 재구성해 만든 작품이다. ‘펭귄 블룸’은 ‘블룸 가족의 일원이 된 펭귄’이라는 뜻으로 절.. 2021. 5. 19.
[시사진단] 미얀마 사람과 공감하기 [시사진단] 미얀마 사람과 공감하기 (황필규, 가브리엘, 공익인권법재단 공감 변호사) 가톨릭평화신문 2021.05.16 발행 [1613호] 2005년 미얀마 사람들이 내게 다가왔다. 사무실 차원에서 난민에 대한 법률 지원을 결정하고 유엔난민기구가 처음으로 의뢰한 사건이 미얀마 민주화 활동가 난민 불허 처분에 관한 것이었다. “소송한다고 무슨 소용이 있기는 한 겁니까?” 사무실에 들이닥친 아홉 명의 미얀마 난민 신청자들은 울분을 쏟아부었다. ‘나는 단지 도우려는 것뿐인데 내가 왜 이분들에게 혼나고 있어야 하나?’ 다소 당황스럽고 어색한 만남은 2000년에 난민 신청을 한 이들이 5년이 지나서야 별다른 이유 제시 없는 불허 결정을 받았다는 것으로 모두 설명되었다. 이들은 미얀마 상황에 대한 아픔과 더불어 예.. 2021. 5. 19.
전주교구 박창신 신부, 1984년부터 시위 현장 다니며 사진 7000여 장 기록 전주교구 박창신 신부, 1984년부터 시위 현장 다니며 사진 7000여 장 기록 군산대 박물관서 전시 중 “5·18 잊지 말아야 할 역사이기에 그 현장을 찍었습니다” 가톨릭평화신문 2021.05.16 발행 [1613호] ▲ 박창신 신부가 찍은 1987년 6월 10일 군산지역에서 일어난 민주 항쟁 모습. 시민들이 독재정권을 규탄하는 현수막을 들고 행진하고 있다. “잊지 말고 기억해야 할 역사라고 생각했습니다. 세상을 바꾸는 일이었으니까요.” 민주화 운동의 산 증인이라고 불리는 박창신(전주교구 원로 사제, 사진) 신부는 1980년대 민주화 현장을 다니며 역사의 현장을 사진에 담았다. 박 신부가 찍은 사진은 지금은 시간이 지나 빛바랜 사진이 됐지만 민주화 운동의 정신만큼은 선명히 남아있다. 박 신부가 처음부터.. 2021. 5. 18.
[기후는 공공재입니다] (5) 기후위기에 맞서는 식생활과 생명농업 [기후는 공공재입니다] (5) 기후위기에 맞서는 식생활과 생명농업 친환경과 소농 공동체 아니고서는 기후 재난 극복할 수 없다 가톨릭신문 2021-05-16 [제3245호, 7면] 유기농법으로 농사 지으면 대기 중 과잉 탄소·질소 빼내 지구 온난화에 대응 가능 하느님 뜻대로 유기농사 짓는 우리농 운동 적극 동참해야 2018년 7월 15일 안동교구장 권혁주 주교(왼쪽에서 세 번째)와 서울대교구 우리농촌살리기운동본부 이사장 유경촌 주교(권 주교 왼쪽)가 가톨릭농민회 안동교구연합회에서 생산한 농산물로 함께 나눠 먹을 비빔밥을 만들고 있다. 가톨릭농민 회원들은 온실가스와 쓰레기를 발생시키지 않는 방식으로 농사를 짓는다. 친환경 유기농과 우리농 운동에 대한 관심과 참여로 기후위기에 대응해야 한다. 인류는 현재, 여.. 2021. 5. 18.
[장일범의 유쾌한 클래식] (1) 모차르트의 레퀴엠 K.626 중 라크리모사 [장일범의 유쾌한 클래식] (1) 모차르트의 레퀴엠 K.626 중 라크리모사 (Lacrimosa, 눈물의 날) 모차르트의 마지막 숨이 담긴 위령곡 가톨릭평화신문 2021.05.16 발행 [1613호] 정진석 니콜라오 추기경님이 선종하셨다는 속보를 지난 4월 27일 밤 10시 15분 경 뉴스 채널을 통해 접하곤 기도를 올리며 가톨릭평화방송 DJ로서 “내일 아침 어떤 곡을 선곡해야 위로가 될까?” 하고 생각했다. CPBC 라디오 ‘장일범의 유쾌한 클래식’에서 아침에 틀 곡들로 먼저 추기경님과 모든 한국의 가톨릭 신자 여러분께 조의와 애도를 표할 수 있는 곡들이 필요했다. 가장 먼저 떠오르는 곡은 역시 ‘레퀴엠(Requiem)’이었다. 레퀴엠이란 죽은 사람의 영혼을 위로하기 위한 미사 음악. 즉 위령곡, 진혼.. 2021. 5. 17.
[신앙인의 눈] 처음엔 달아나려 했던 일도… [신앙인의 눈] 처음엔 달아나려 했던 일도… 김지영(이냐시오) 동국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대우교수 가톨릭신문 2021-05-16 [제3245호, 23면] 이맘때 계절이었던 것 같다. 지난 2016년, 나는 사무실에서 모르는 전화 한 통을 받았다. 전화를 건 이는 옥현진 광주대교구 총대리주교(당시 보좌주교). “한번 뵌 적도, 소통한 적도 없는데 무슨 일일까?” 용건인즉, 그해 가을 인천에서 제20회 한일 주교 교류모임이 있을 예정인데, 기조강연을 해달라는 것이었다. “네?” 나는 귀를 의심했다. 옥 주교의 말씀은 이어졌다. 그 해의 주제는 ‘세계평화를 위협하는 군수산업과 미디어’로 한국 측이 ‘미디어’를, 일본 측이 ‘군수산업’을 맡았는데 번역 시간도 필요하니 언제언제까지 미리 강연 자료를 보내주면 고.. 2021. 5. 17.
[민족·화해·일치] 낟알 한 톨에도 정성 쏟는 마음으로 [민족·화해·일치] 낟알 한 톨에도 정성 쏟는 마음으로 박천조(그레고리오) 가톨릭동북아평화연구소 연구위원 가톨릭신문 2021-05-16 [제3245호, 22면] 지난 4월 27일은 남북 정상이 만나 4·27 판문점선언을 발표한 지 3주년이 되는 날이었습니다. 과거 6·15 공동선언이나 10·4 남북정상선언에 비해 그 감격이 컸던 이유는 남북 정상이 자유로이 만나는 모습을 보여 주었다는 점에 있을 것입니다. 정상 간 합의만 제대로 지켜진다면 한반도에서의 지긋지긋한 분단상황이 해소되고 더 큰 미래를 꿈꿀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가 컸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불과 3년이 지났을 뿐인데 지금 모습은 을씨년스러울 뿐입니다. 속상한 점이 한두 가지가 아닙니다. 그러다가 문득 구약성경에서 여러 모습들이 생각났습니다. 잘.. 2021. 5. 16.
[박노해 사진 에세이 길] 안데스의 돌담 [박노해 사진 에세이 길] 안데스의 돌담 가톨릭평화신문 2021.05.16 발행 [1613호] 선조들이 쌓아 올린 긴 돌담을 자긍심에 찬 몸짓으로 가리켜 보이는 안데스의 소녀. 이 돌담은 어린 알파카의 울타리가 되어주고 언 바람으로부터 감자 싹을 지켜주고 한낮의 태양을 품어 땅에 이슬을 전해준다. 척박한 곳에서도 최선의 삶을 꽃피우기 위해 대를 이어가며 쌓아 올린 안데스의 돌담은 너는 무얼 쌓아 물려주겠냐고 묻는 것만 같다. 박노해 가스파르(시인) 2021. 5. 16.
[가톨릭성가 속 거장들의 숨은 이야기를 찾아서] (3) 바흐와 헨델(상) [가톨릭성가 속 거장들의 숨은 이야기를 찾아서] (3) 바흐와 헨델(상) 평생 교회 음악가로 활동했던 바흐 가톨릭신문 2021-05-16 [제3245호, 20면] 사후 멘델스존에 의해 가치 재평가 116번 ‘주 예수 바라보라’ 선율 ‘마태오 수난곡’에서도 반복돼 원래 세속의 사랑 노래였으나 바흐에 의해 성가로 재탄생 ‘음악의 아버지’로 불리는 요한 제바스티안 바흐(Johann Sebastian Bach, 1685~1750)와 ‘음악의 어머니’ 게오르크 프리드리히 헨델(Georg Friedrich Händel,1685~1759)은 같은 해에 같은 나라(독일)에서 태어난 동갑내기 작곡가라는 공통점을 지닌다. 하지만 이러한 공통점에도 불구하고 이 둘의 인생은 판이하게 달랐다. 음악 명문가 태생인 바흐는 평생토.. 2021. 5. 15.
[김승월 평화칼럼] 바보처럼 사는 당신이 고맙다 [김승월 평화칼럼] 바보처럼 사는 당신이 고맙다 김승월 프란치스코(시그니스서울/코리아 회장) 가톨릭평화신문 2021.05.16 발행 [1613호] “난, 참 바보처럼 살았군요.” 30년 전에 나온 해묵은 노래지만 어제 들은 듯 익숙하다. 가수 김도향이 묵직한 음색으로 맛을 살려낸 멜로디도 괜찮지만, 마음을 짚어낸 노랫말이 잊히지 않는다. 남보다 뒤처진 내 모습을 볼 때, 지워버리고 싶은 실수가 떠오를 때면 생각나기도 한다. “흘러 버린 세월을 찾을 수만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좋을까.” 지난해 부동산 가격이 치솟았을 때 ‘영끌’ 해서 집 한 채 장만한 사람들이 돋보였다. 정부 말만 믿고 따랐다가 기회를 놓친 분들은 스스로 바보라고 자책하진 않았을까. LH 사태가 터지고 고위 공직자들의 투기 사례가 하나둘.. 2021. 5. 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