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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 관련>/◆ 성 경 관 련2079

[성지에서 만나는 성경 말씀] 올리브 나무와 성유 [성지에서 만나는 성경 말씀] 올리브 나무와 성유 김명숙 소피아 박사 올리브 나무는 성지(聖地) 이스라엘을 대표하는 나무입니다. 가나안의 일곱 토산물 가운데 하나이자(신명 8,8) 일명 ‘메시아 나무’라고 합니다. 메시아(Messiah)는 ‘기름부음받은이’를 뜻하는데요, 이 기름을 올리브 열매에서 얻었습니다(탈출 30,24-25). 올리브 기름으로 만든 성유는 성전 기물에도 붓고, 대사제에게도 부었습니다. 이로써 해당 존재를 정결하게 하였습니다. “사제는 (…) 기름을 정결하게 되려는 사람의 머리에 바른다. 그런 다음, 사제는 (…) 그를 위하여 속죄 예식을 거행한다”(레위 14,18). 또한 ‘성별’(聖別)의 목적도 있었습니다. 여기서 ‘거룩하다’라는 히브리어 [카도쉬]는 의미가 퍽 추상적이고 복잡할 .. 2022. 4. 15.
[다시 보는 세상] 말 조차도 낮아지신 [다시 보는 세상] 말 조차도 낮아지신 조민아 마리아(조지타운 대학교수) 프랑스 알자스 지방의 운터린덴 박물관에는 이젠하임 제단화(Isenheim Altarpiece)라고 이름 붙여진 장엄한 예술 작품이 있습니다. 독일 출신의 조각가 니콜라스 하그노버(Nikolaus Haguenaur)와 화가 마티아스 그뤼네발트(Matthias Grünewald, 1470-1528)가 공동 작업하여 완성한 이 제단화의 백미는 그리스도의 십자가 처형을 묘사한 그뤼네발트의 목판 유채화지요. 이젠하임이라는 작은 마을의 성 안토니오 수도원 병원에 있었던 그림을 옮겨 놓은 것인데, 이 병원은 중세시대 소외된 병자들을 치료하는 것을 소명으로 여겼던 수도사들이 설립한 병원이었다고 해요. 그중에서도 맥각병을 앓고 있는 환자들이 특히 .. 2022. 4. 14.
[성경 맛들이기] 창조 이야기에 대한 올바른 이해 [성경 맛들이기] 창조 이야기에 대한 올바른 이해 이승환 루카 신부(제2대리구청 복음화 2국장) 전통적으로 성경은 인류의 역사가 시작부터 마침에 이르기까지 하느님의 뜻과 섭리 안에서 이루어지고 있음을 알려주는 그리스도교의 경전입니다. 과거에는 성경의 무류성(無謬性) 즉, 성경은 하느님 말씀이기에 당연히 오류가 없고, 있어서도 안 된다고 보았기에 성경의 모든 기록을 문자 그대로 믿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성경에는 발전된 현대과학과 과학적 논리로 설명하기 어려운 이야기가 많이 나옵니다. 구체적 예로 창세기 1~3장에는 하느님께서 세상을 6일에 걸쳐 창조하셨다는 것과 아담과 하와의 이야기가 나옵니다. 과학적 상식이나 지식에 의존하여 살아가는 사람들은 성경의 기록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기 어렵습니다. .. 2022. 4. 13.
[바오로가 갈라티아인들에게 보낸 편지] (25) 맺음 [바오로가 갈라티아인들에게 보낸 편지] (25) 맺음 (5,1-6,10) 김영남 가브리엘 신부(학다리 본당) 이제부터 갈라티아서의 몸말(1,6-6,10) 중 마지막 부분인 맺음(5,1-6,10)을 살펴보겠습니다. 이 부분에서 바오로는 할례, 율법, 육과 관련된 문제를 직접적으로 다루며 갈라티아인들이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제시합니다. 그들은 이미 유다교 전례력에 따라 생활하고 있었고(4,8-11 참조), 더 나아가 할례를 공동체 의식으로 받아들여 율법 준수의 삶을 공식적으로 살아가고자 했습니다(5,2-4.13). 외적 규정에 의지하면 인간적 나약함(“육“)이 해결될 것이라 믿고 있었던 것입니다. 바오로는 이러한 갈라티아인들의 모습에서 그리스도에 대한 믿음과 율법 규정(할례 포함)에 따르는 삶이 병행될 수 .. 2022. 4. 12.
[말씀묵상] 주님 수난 성지 주일 [말씀묵상] 주님 수난 성지 주일 주님의 은총에 온전히 기대어 살고 있습니까 제1독서 이사 50,4-7 / 제2독서 필리 2,6-11 복음 루카 22,14-23,56 가톨릭신문 2022-04-10 [제3289호, 19면] ‘섬기는 왕’이 되고자 하신 예수님 사랑과 기도로 주님 은총 청하며 자신의 힘과 의지는 내려놓은 채 겸손하게 예수님의 길 따라가길 예수님과 함께 걷기 위해서 예수님께서는 아무도 탄 적이 없는 나귀를 타고 예루살렘에 입성하십니다. 그 모습은 왕의 모습을 생각하게 합니다. 또 예언자들의 말씀이 이뤄짐을 보게 합니다. 제자들은 자기들의 겉옷을 깔고 환호하며 예수님을 맞이합니다. 환호하는 제자들의 마음속에는 예수님께서 자신들을 로마의 압제로부터 해방시켜 줄 거라고 기대했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2022. 4. 10.
[구약성경 순례] 마침내 시나이산자락을 떠나다 [구약성경 순례-구원 역사의 발자취를 따라] 마침내 시나이산자락을 떠나다 (민수 10,11) 김영선 루시아 수녀(광주가톨릭대학교) 우리가 시나이산에 머문 지 꽤 오랜 시간이 흘렀습니다. 서른세 번째 순례에서 서른일곱 번째 순례까지 우리는 계속해서 시나이산을 오르거나 시나이산자락에 머물고 있으니 말입니다. 지난 순례에서 모세는 빛나는 얼굴로 시나이산에서 내려왔습니다. 이어지는 본문(탈출 35-40장)은 모두 성막의 건립에 관한 것입니다. 성막의 건립이 온전히 하느님의 명령에 따른 것임을 강조하기 위하여 성경 저자는 지루하다고 할 만큼 탈출 25-31장(성막 건립에 관한 하느님의 명령과 지시)의 내용을 거의 글자 그대로 되풀이합니다. 그뿐만 아니라 “주님께서 모세에게 명령하신 대로였다”는 구절도 반복적으로 .. 2022. 4. 6.
[성경 속의 여인들] 에스테르 [성경 속의 여인들] 에스테르 박병규 요한보스코 신부(대구가톨릭대학교 교수) 에스테르는 페르시아 제국에 끌려간 유다인으로 페르시아 임금의 왕비까지 된 여인이다. 고아였으나 그녀의 사촌오빠 모르도카이에 의해 길러진 이유로 왕비가 된 이후에도 에스테르 곁에는 모르도카이가 늘 함께했다. 에스테르의 이야기는 페르시아 궁궐에서 일하던 모르도카이와 재상의 자리에까지 오른 하만과의 갈등에서 시작한다(에스 3,5 참조). 모르도카이는 하만을 인정하지 않아 인사조차 거부했고 그런 모르도카이를 하만은 불쾌하게 생각했다. 하만의 불쾌함은 유다 민족 전체를 겨누게 되고, 임금에게 페르시아의 법과 문화를 거부하는 유다인들의 배타적 자세를 고발케했고, 유다인들의 절멸을 향한 분노로 변질된다. 임금은 하만의 원의에 따라 칙령을 내.. 2022. 4. 5.
[생활속의 복음] 사순 제5주일- 과거를 묻지 마세요 [생활속의 복음] 사순 제5주일- 과거를 묻지 마세요 가톨릭평화신문 2022.04.03 발행 [1656호] 흘러간 옛노래 중에 ‘과거를 묻지 마세요’라는 제목의 노래가 있습니다. 그런데 오늘 독서와 복음의 말씀을 보면, 주님께서 먼저 우리에게 말씀하십니다. 우리의 과거를 묻지 않으시겠다고요…. “예전의 일들을 기억하지 말고, 옛날의 일들을 생각하지 마라. 내가 새 일을 하려 한다. 나는 광야에 길을 내고, 사막에 강을 내리라.”(이사 43,18-19) 주님께서 바라시는 것은 오직 한 가지뿐, 우리가 잘 되는 것입니다. 물론 ‘잘 된다’는 것은 세속적인 성공이 아니라, 주님과 영원히 하나 되는 구원에 이르는 것을 뜻합니다. 바오로 사도는 주님과 영원히 하나 되는 구원에 도달하기 위한 것 이외에는 모든 것을.. 2022. 4. 4.
[바오로가 갈라티아인들에게 보낸 편지] (24) 자유와 종살이 [바오로가 갈라티아인들에게 보낸 편지] (24) 자유와 종살이(4,21-31) 김영남 가브리엘 신부(학다리 본당) 세 번째 논증(4,8-31)의 세 번째 단락(4,21-31)을 살펴보겠습니다. 이 단락에서 바오로는 갈라티아인들이 아브라함의 후손이자 하느님의 자녀로서 자유인의 삶을 살게 되었음(4,7)을 밝히기 위해 아브라함의 두 아들(이사악과 이스마엘)과 그들의 어머니(사라와 하가르)에 관해 언급합니다(창세 16-21장 참조). 앞선 두 단락(4,8-11; 4,12-20)이 갈라티아인들의 경험에 따른 논증의 바탕이었다면, 이번 단락은 권위 있는 성경 말씀을 바탕으로 논증을 펼쳐 나갑니다. 바오로는 이미 갈라 3장에서 “아브라함의 후손이 되는 길”은 율법에 따른 행위가 아니라 믿음임(3,6-14 참조)을 .. 2022. 4. 4.
[말씀묵상] 사순 제5주일 [말씀묵상] 사순 제5주일 - 있는 그대로, 숨김없이 제1독서 이사 43,16-21 / 제2독서 필리 3,8-14 복음 요한 8,1-11 가톨릭신문 2022-04-03 [제3288호, 19면] 당신의 영을 채워 축복해주기 위해 모든 인간의 회개를 바라시는 주님 세상 고통 이겨내고 정직한 삶 살며 하느님 나라 입성하는 영광 누리길 지난 3월 8일 저희 신학원에서는 입학식이 있었습니다. 입학미사를 준비하면서 많이 기뻤습니다. 무엇보다 어느 무엇도 예측할 수 없는 혼돈으로 가득 차 버린 세상에서 오직 주님을 향해서 도약하는 결단이 너무 감사했습니다. 때문에 세상에서 제일가는 축복의 언어로, 제일 귀하고 고귀한 말씀으로 축하해드리고 싶었습니다. 고민했습니다. 그런데 막상 그분들 안에 자리한 ‘모자람’을 칭찬해 .. 2022. 4. 3.
[성경 이야기] ‘영역’을 나타내는 여격(與格) [성경 이야기] ‘영역’을 나타내는 여격(與格) 이승엽 미카엘 신부(선교사목국 신앙교육부) “행복하여라, 마음이 가난한 사람들!”(마태 5,3)에서 “마음”으로 번역된 어휘는 [프네우마](πνεῦμα)입니다. 이 단어는 ‘하느님의 영’(마태 4,1; 12,31; 22,43)은 물론이고, ‘하느님과 반대되는 영’ ‘악한 영’을 뜻하기도 합니다. 드물게는 ‘인간의 영’(마태 26,41)을 가리키는데, 특별히 ‘예수님의 영과 마음’(마태 27,50; 루카 23,46; 요한 19,30; 마르 2,8; 8,12; 요한 11,33; 13,21)을 나타낼 때 많이 사용됩니다. ‘인간의 영’으로 사용될 때는 인간의 내면세계, 모든 감성과 의지의 근원지를 의미합니다. • “영혼이라는 말은 성경에서 종종 인간의 생명이나 .. 2022. 4. 2.
[성지에서 만나는 성경 말씀] 광야 [성지에서 만나는 성경 말씀] 광야 김명숙 소피아 박사 우리는 성경에서 가나안이 “젖과 꿀이 흐르는 땅”(탈출 3,8)이라고 들어왔습니다. ‘젖’을 내는 가축과 ‘꿀’ 같은 열매로 풍부한 옥토라는 뜻입니다. 그런데 막상 그곳에 가보면 젖과 꿀은커녕 돌만 굴러다니는 땅처럼 보입니다. 그도 그럴 것이, 이스라엘 영토의 절반은 광야이기 때문입니다. 비옥한 땅은 갈릴래아 지방으로 올라가야 볼 수 있지요. 그런데도 이스라엘을 “젖과 꿀이 흐르는 땅”이라 평한 건 그나마 주변 나라들에 비해 훨씬 풍요롭기 때문입니다. 광야는 척박하지만 특별한 곳입니다. 혼돈과 창조가 공존하는 땅입니다. 신명 16,12; 24,18에는 ‘너희는 이집트에서 종이었다.’라는 말씀이 나옵니다. 세상의 어떤 민족도 타국 노예였음을 밝히며 자.. 2022. 4.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