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호석 시인 / 우리가 닦는 고리
역사는 연결된 긴 고리
우리는 우리의 고리를 닦는 작은 청소부들
게으르면 녹슨다. 열심히 닦자. 천년이고 만년이고 반짝이는 고리가 되게 하자.
위로 한 번 보아라. 간혹은 녹슨 곳도 있지만 자랑스럽도록 길고 빛나는 고리에 저마다 아름다운 장식을 달아 놓았다.
고구려 사람은 씩씩한 기상을 달아 놓았고 신라 사람은 섬세한 예술을 달아 놓았다. 고려청자도 있고 한글도 있고 3·1정신도 달려있다.
우리가 닦는 우리의 고리에 무엇을 달까?
우리 함께 남북통일을 달지 않으련?
허호석 시인 / 산열매
말갛게 익어가는 산열매 속엔 맑은 물소리가 알알이 박혀 있다
그 물소리 하나 똑 따서 입에 넣으면 아! 새콤한 산의 향기
말갛게 익어가는 산열매 속엔 맑은 햇살이 알알이 박혀 있다
그 햇살 하나 똑 따서 입에 넣으면 아! 사르르 녹는 빨간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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