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관 시인 / 순간
그대가 내게 한 아름의 사랑이란 이름에 꽃을 던져 주었을 때 난 들길을 걷고 있었네 그래, 짧지 않은 삶에 간장 고추장 이런 된장까지 다 버무려 한 끼의 식사 한 잔의 커피, 하룻밤은 언제나 누추한 순간이란 걸 알고 있지만
지금이 아니면 언제, 만남은 허점투성이의 약속일 뿐인데
꽃이 터져 오르는 순간
난 그대에게 눈길만 주었을 뿐이네
바람은 불어 가더군 꽃은 지더군
지는 꽃들이 거름 된다는 걸 훗날, 알게 되었네
(시작, 2021년 여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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