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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인과 시(현대)

고영섭 시인 / 마음을 사는 일 외 2편

by 파스칼바이런 2022. 9. 22.

고영섭 시인 / 마음을 사는 일

―화두 1

 

 

사람이 사람에게 반한다는 것은

헬 수 없는 이유가 있을 것이다

 

사람이 사람을 좋아한다는 것은

셀 수 없는 까닭이 있을 것이다

 

어느 순간 내 마음에 깊게 파고든

정말로 나를 뒤흔든 말 한 마디

 

어느 순간 내 가슴에 넓게 배어든

진실로 나를 이끌었던 몸짓 하나

 

아아, 나를 뒤흔들었던 한 마디 말

무연한 너를 끌어당긴 하나의 몸짓.

 

 


 

 

고영섭 시인 / 봄의 틈새

 

 

그렇게 숨죽이며 뭣들 하느냐고

 

신방 창호지를 뚫고 들여다보는 봄.

 

- 시집 『황금똥에 대한 삼매』

 

 


 

 

고영섭 시인 / 파안破顔

 

 

은은히 퍼져가는

 

담배 연기 속으로

 

서서히 부서지는

 

긴장의 벽돌!

 

- 시집 『황금똥에 대한 삼매』

 

 


 

고영섭 시인

1963년 경북 상주 출생. 동국재학교 불교학과 졸업 및 동 대학원 불교학과 졸업(철학박사). 1989년 《시혁명》, 1995년 《시천지》로 작품활동 시작. 1998~1999년 월간 《문학과 창작》 추천 완료. 2016년《시와 세계》 문학평론 등단. 시집 『몸이라는 화두』 『흐르는 물의 선정』 『황금똥에 대한 삼매』 『바람과 달빛 아래 흘러간 시』 『사랑의 지도』 『시절인연』이 있음. 2016년 제21회 현대불교문학상, 2016년 제16회 한국시문학상 수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