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점미 시인 / 행복한 도서관 외 6편
김점미 시인 / 행복한 도서관 문을 열면 연분홍 꽃잎 머금고 걸어오는 푸른 바다 봄 햇살이 꿈의 책장을 넘기면 신록의 아이들, 재잘거리던 입 감추고 조용히 서가에 둘러앉아 출렁출렁 사람의 바다를 유영하고 서 있는 사람, 앉아 있는 사람, 누워있는 사람, 말쑥한 사람, 지저분한 사람, 동그란 얼굴, 길쭉한 얼굴, 웃는 얼굴, 찡그린 얼굴, 화난 얼굴, 행복한 얼굴… 개성도 생각도 다양하여 누구도 소홀하지 못하는 방에서 각기 다른 가방 꾸리며 떠나는 여행지 여기는 세상 한켠이면서 세상 전부이고 동양이면서 서양이고 오늘이면서 내일이고 현재이면서 과거이고 산 자와 죽은 자가 함께 모여 나른한 오후의 담소 즐기는 실명의 고통으로 쓴 축복의 시*를 재잘거리던 아이들은 느꼈을까, 아픔이면서 희망이고 지면서 다시 피는..
2022. 8. 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