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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 관련>/◆ 가톨릭 산책4879

[영화의 향기 with CaFF] (142) 피부를 판 남자 [영화의 향기 with CaFF] (142) 피부를 판 남자 살아있는 예술품으로 전시된 한 남자 가톨릭평화신문 2021.12.19 발행 [1642호] 흰 벽 사이로 한 사람이 서 있고, 두 사람이 정성스럽게 든 액자를 자리를 걸면서 영화는 시작된다. 괴테의 파우스트를 연상하게 하지만 좀 더 실제적이고, 체제와 예술을 비틀고 뒤집는 결이 다른 이야기이다. 한 남자의 기쁨과 슬픔, 고뇌와 허망함이 커다란 눈동자에 담겨 당황스럽게 몰입시키고, 작은 칸 너머로 보이는 장면과 네모 액자들이 우리의 조각난 시선과 정형화된 틀을 보게 한다. 시리아의 평범한 청년 샘이 체포된다. 전날, 기차 안에서 연인 아비르의 사랑 고백을 듣고 기분이 좋아 외친 혁명과 자유라는 말이 죄라는 것이다. 한 군인의 도움으로 탈출은 하지만.. 2021. 12. 28.
[장일범의 유쾌한 클래식] (29) 오페라 ‘살로메’에 등장하는 요한 세례자 [장일범의 유쾌한 클래식] (29) 오페라 ‘살로메’에 등장하는 요한 세례자 예언자 요한 세례자의 죽음 가톨릭평화신문 2021.12.19 발행 [1642호] 요한 세례자는 노부부인 사제 즈카르야와 엘리사벳이 하느님의 은혜로 뒤늦게 낳은 아들로 엘리사벳의 태중에서 성모 마리아의 태중에 있던 예수님과 만나기도 했다. 요한 세례자는 “나는 너희에게 물로 세례를 준다. 그러나 나보다 더 큰 능력을 지니신 분이 오신다. 나는 그분의 신발 끈을 풀어드릴 자격조차 없다. 그분께서는 너희에게 성령과 불로 세례를 주실 것이다”(루카 3,16)라고 예언했으며 “회개하여라. 하늘나라가 가까이 왔다”(마태 3,2)라고 외치며 사람들에게 세례를 주면서 메시아 시대를 준비하는 구약의 마지막 예언자였다. 그는 광야에 살면서 물이 .. 2021. 12. 27.
[성가의 참맛] 「밤은 내리고」 [성가의 참맛] 「밤은 내리고」 까뮤(이새론 안토니오, 이운형 마리아, 김구환 루까) 밤이 내려 태양도 사라져 / 날선 바람, 차디찬 외로움 이 밤도 우리는 기도하니 / 실낱같은 새 희망의 기다림 “은총이 가득한 이여, 기뻐하여라. 주님께서 너와 함께 계시다.” 불쑥 집 안으로 들어온 낯선 이는 분명 그렇게 말했다. 갑작스러운 방문에 너무나도 놀랐지만 나는 애써 마음을 가다듬으며 숨을 고른다. 등 뒤로 뜨는 아침 햇살에 얼굴도 잘 보이지 않지만 분명 부드러운 미소를 짓고 있다는 느낌이 든다. “두려워하지 마라, 마리아야. 너는 하느님의 총애를 받았다. 보라, 이제 네가 잉태하여 아들을 낳을 터이니 그 이름을 예수라 하여라.” 머릿속이 복잡하다. 이제 곧 혼인하게 될 그이는 차치하더라도, 지금 갑자기 내게.. 2021. 12. 27.
[온라인 서울주보 음악칼럼] 음악으로 전하는 예수님 탄생 예고 [온라인 서울주보 음악칼럼] 음악으로 전하는 예수님 탄생 예고 성탄 캐럴 임주빈 모니카(KBS프로듀서, 심의위원) 성탄이 다가오고 있습니다. 루카 복음서 1장 26절부터 38절에는 예수님의 탄생을 예고하는 장면이 나옵니다. 그 주인공은 하느님의 말씀을 전하는 천사 가브리엘과 이를 받아들이는 수줍은 처녀 마리아입니다. “은총이 가득한 이여, 기뻐하여라. 주님께서 너와 함께 계시다.” “너는 하느님의 총애를 받았다. 보라, 이제 네가 잉태하여 아들을 낳을 터이니 그 이름을 예수라 하여라.” 집안에 대림초를 놓으면서 시작된 성탄에 대한 기대감이 점차 고조되고 있습니다. 이 기대감을 정서적으로 높여주는 것이 크리스마스 캐럴이죠. 우리가 기억하는 크리스마스 캐럴은 어떤 것입니까? 대부분 썰매 타고 오는 산타 할아.. 2021. 12. 26.
[허영엽 신부가 만난 사람들] (4) 배우 김해숙(비비안나) [허영엽 신부가 만난 사람들] (4) 배우 김해숙(비비안나) ‘국민 엄마’ 김해숙씨 “어머니 묵주반지와 기도에서 힘 얻어요” 가톨릭평화신문 2021.12.19 발행 [1642호] ▲ ‘국민 엄마’ 김해숙 배우는 신앙이 자신을 지탱하고 정화시키는 힘이라고 말하며, 하느님과 성모님께서 삶의 자리에 함께 계신 것 같다고 고백했다. 국민 엄마 김해숙(비비안나). 김해숙은 짧게 영화에 등장해도 연기 스펙트럼이 아주 넓은 특별한 캐릭터를 지닌 배우이다. 내가 그녀를 알게 된 계기도 사실 묵주반지 때문이었다. 오래전 주교관에서 식사하는데 한 선배 신부님이 나에게 말씀하셨다. “어제 본 드라마에서 한 중견 배우 한 분이 항상 손에 묵주반지를 끼고 있던데, 그분은 열심한 신자 같아. 교구 생명위원회 홍보대사로 모시면 어.. 2021. 12. 26.
[시사진단] 집권 10년, ‘수령’ 김정은의 북한은 어디로? [시사진단] 집권 10년, ‘수령’ 김정은의 북한은 어디로? (임을출, 베드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가톨릭평화신문 2021.12.19 발행 [1642호]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집권한 지 10년. 내년이면 11년 차에 접어든다. 이명박ㆍ박근혜ㆍ문재인 세 정부를 상대했고, 조만간 네 번째 남측 신정부를 맞이할 것이다. 김정은 집권 10년의 성과와 한계를 냉철하게 짚어볼 때다. 리더십, 사상, 정치, 군사, 외교, 경제, 과학기술, 사회문화 분야 등으로 나눠 살펴보면 경제부문을 제외하면 일단 아버지 김정일 시대보다 더 강한 체제를 만들었다고 볼 수도 있다. 지난 2011년 12월 17일 아버지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사망하고 곧바로 다른 사회주의국가에서도 볼 수 없었던 3대 권력세습으로 북한의 새로운 지도자가 .. 2021. 12. 25.
[민족·화해·일치] 혐오의 문화를 넘어서 [민족·화해·일치] 혐오의 문화를 넘어서 강주석 신부(주교회의 민족화해위원회 총무) 가톨릭신문 2021-12-19 [제3274호, 22면] 아돌프 히틀러가 자신의 사상을 집약한 「나의 투쟁」은 유다인에 대한 혐오를 다음과 같이 표현한다. “어떤 형식이든, 특히 문화생활의 형식에서 불결하거나 파렴치한 일이 일어났다면, 적어도 거기에 유다인이 관련되지 않았던 적이 있었던가? 이러한 종기를 조심스레 절개하자마자 사람들은 썩어 가는 시체 속의 구더기처럼 돌연히 비친 빛에 눈이 부신 듯이 끔벅거리고 있는 유다인들을 종종 발견했던 것이다.” 그런데 잘 알려진 대로 유다인에 대한 차별은 오랜 세월 동안 서구 유럽에서 일반적인 현상이었다. 일례로 페스트가 창궐했던 중세 시절에 유다인은 재앙을 가져온 원흉으로 지목되기 .. 2021. 12. 24.
[신앙인의 눈] 나는 이렇게 믿습니다 [신앙인의 눈] 나는 이렇게 믿습니다 김형태(요한) 변호사 가톨릭신문 2021-12-19 [제3274호, 23면] 잘 아는 신부님이 쓴 글을 보았습니다. 신부님은 해고된 노동자의 복직을 위해 단식을 했지만 결국 노동자는 일터로 돌아가지 못했답니다. 단식을 너무 오래 해서 몸은 몸대로 크게 상했고 마음도 너무 아팠답니다. 내 마음도 짠했습니다. 세상은 왜 이리도 잘못 돌아가고 있는 걸까. 신부님의 탄식이 내 탄식이 됩니다. TV 뉴스를 보고 있노라면 이런 세상에 사는 게 정말 무섭습니다. 불가(佛家)에서는 세상을 고해(苦海), 고통의 바다요, 욕심과 성냄과 어리석음으로 가득 찬 화택(火宅), 불이 붙은 집이라는데 맞는 말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종교에 귀의합니다. 스승님들을 통해서 험한 세상이 주는 고통에서.. 2021. 12. 24.
[성당 이야기] (64) 영국 고딕 성당의 완성 [성당 이야기] (64) 영국 고딕 성당의 완성 웨스트민스터 수도원(Westminster Abbey) 성당 (2) 강한수 가롤로 신부(민락동 성당 주임, 건축신학연구소) 웨스트민스터 수도원은 1539년까지 로마 가톨릭교회의 베네딕토회 성 베드로 수도원 성당이었습니다. 하지만 헨리 8세가 혼인 문제로 교회의 파문을 당한 후, 영국은 가톨릭교회와 수도원의 재산을 빼앗았고, 이때 웨스트민스터 수도원도 영국 왕실 직속의 성공회 성당이 되었습니다. 성당의 역사는 여기까지 소개하고, 1245년 헨리 3세가 증축한 고딕 성당 이야기로 돌아가겠습니다. 성당 증축은 영국 고딕의 단계에 따라 처음에는 ‘초기 영국 양식’으로 시작되었습니다. 이후 14세기에 ‘장식 양식’이 추가되었고, 16세기 초까지 ‘수직 양식’의 공사가.. 2021. 12. 23.
[클래식, 신앙을 노래하다] 사랑할 수 있는 한 사랑하여라 [클래식, 신앙을 노래하다] 사랑할 수 있는 한 사랑하여라 김수연 클라우디아 지난번 주보에 한 번 소개해 드린 19세기 최고의 피아니스트이자 작곡가인 프란츠 리스트(F.Liszt, 1811~1886, 헝가리) 기억하실 겁니다. 그는 자신의 독주회에 모든 곡을 암기하여 연주함으로써 엄청난 인기몰이를 하며 유럽을 떠들썩하게 한 장본인입니다. 그때 이후로 대부분의 피아니스트들은 악보를 암기하여 독주회 무대에 오르는 힘든 전통이 생기기도 하였지요. 이렇게 오늘날의 아이돌 같은 인기를 누리던 리스트는 가톨릭교회의 수사가 되어 그의 마지막 인생을 종교에 귀의합니다. 어찌 보면 버라이어티한, 남들과 같지 않은 평범하지 않은 삶을 살았다고 볼 수도 있겠는데요. 그런 그의 인생에 운명과 같은 여인도 만나 열렬한 사랑도 .. 2021. 12. 22.
[영화의 향기 with CaFF] (141) 미라클 프롬 헤븐 [영화의 향기 with CaFF] (141) 미라클 프롬 헤븐 딸의 불치병을 낫게 한 믿음의 기적 가톨릭평화신문 2021.12.12 발행 [1641호] 예수 그리스도께서 이 세상에 오실 것을 기다리며 회개하는 대림 시기, 믿음에 대한 기적을 다룬 영화 ‘미라클 프롬 헤븐’을 소개하며, 코로나19로 관계가 소홀해진 이웃에 대한 관심과 배려, 나눔의 실천이 누군가의 소망을 이루는 기적이 되길 희망해 본다. 이 영화는 미국 텍사스의 그리스도교 가정에서 일어난 실화를 다룬 영화다. 수의사 아빠와 성실하고 현명한 엄마, 사랑스러운 세 딸이 함께 사는 행복한 가족이 있다. 그러던 어느 날 갑자기 현대의학으로 밝혀지지 않은 원인 모를 병이 걸린 둘째 딸 애나가 음식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심각한 상황에 놓인다. 아이의 .. 2021. 12. 21.
[장일범의 유쾌한 클래식] (28) 잔 카를로 메노티의 오페라 ‘아말과 밤손님들’ [장일범의 유쾌한 클래식] (28) 잔 카를로 메노티의 오페라 ‘아말과 밤손님들’ 동방박사와 동행, 기적이 펼쳐지다 가톨릭평화신문 2021.12.12 발행 [1641호] 잔 카를로 메노티(1911~2007)는 한국인에겐 88 서울 올림픽 때 연극 ‘맹진사댁 경사’를 오페라로 새롭게 만든 ‘시집가는 날’의 작곡가로 기억되는 인물이다. 세계적인 현대음악 작곡가인 그는 오래전부터 오페라를 작곡해왔는데 특히 성탄을 소재로 한 작품 ‘아말과 밤손님들’(Amahl and the Night Visitors)로 전 세계에 이름을 알리기도 했다. 메노티는 보쉬(Bosch)의 그림 ‘동방박사의 경배’에서 영감을 받아 자신이 직접 대본을 썼다. 그런데 이 작품은 무대용이 아니라 TV용으로 작곡된 오페라였다. 1952년 12.. 2021. 12. 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