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톨릭 관련>/◆ 가톨릭 산책4879 [민족·화해·일치] 이 시대의 순교 [민족·화해·일치] 이 시대의 순교 박천조(그레고리오) 가톨릭동북아평화연구소 연구위원 가톨릭신문 2021-11-14 [제3269호, 22면] 잠깐 시간을 내어 인근 순교성지를 다녀올 때가 있습니다. 다녀오는 이유는 흐트러졌던 마음을 가다듬고 이러저러한 생각을 정리해 보기 위함입니다. 순교성지에 다녀올 때면 항상 떠올려 보는 것이 있습니다. 그것은 ‘이 시대의 순교는 과연 무엇일까’라는 점입니다. 우리 신앙선조들은 박해 당시 사문난적(斯文亂賊)으로 몰려 죽임을 당하셨습니다. 사문난적이란 유교이념에 반대되는 사람이나 사상을 비난하는 용어입니다. 성리학이 국시가 됐던 조선에서는 반역자에 준하는 역적 취급을 당했습니다. 오늘날로 따지면 나라를 위태롭게 하는 자로 몰린 것입니다. 신앙선조들이 이런 죄목에도 순교를.. 2021. 11. 19. [조찬 세미나 02] 김대건 · 최양업 신부의 삶과 영성 [조찬 세미나 02] 김대건 · 최양업 신부의 삶과 영성 조한건 프란치스코 신부(한국교회사연구소 소장) (2021년 3월 9일) 한국교회는 1784년 이승훈 베드로가 중국에서 세례를 받고 돌아와 당시 서울(한성) 명례방 마을에 기도공동체를 형성하면서 시작되었다고 합니다. 임진왜란 때 선교사를 통해서 시작되었다는 이야기도 있고, 주어사 강학회 모임에 의해서 시작되었다는 설 등 여러 가지가 있는데, 저는 오순절 성령강림을 기준으로 합니다. 오순절 성령강림 때 사도들과 성모마리아, 사람들이 많이 모여 기도하였고, 거기에는 성령이 함께하면서 교회 공동체가 시작되었습니다. 강학회 모임은 천주학, 서학을 공부한 것은 맞지만 일단 학문적인 관심에 그쳤고, 이승훈 베드로가 돌아와서 천주교 서적을 읽고 기도하는 모임이 .. 2021. 11. 19. [조찬 세미나 01] 기도, 하느님과의 인격적 만남 [조찬 세미나 01] 기도, 하느님과의 인격적 만남 정순택 주교(서울대교구 보좌 주교) (2020년 11월 17일, 명동 로얄호텔 그랜드볼룸) 우리가 살고 있는 사회는 경제적으로 자본주의인데 영국의 산업혁명 이후 약 250년 역사를 가지고 있고, 자본주의의 모순 부분을 타파해보려는 다른 접근으로 칼 막스로부터 시작되었던 공산주의가 약 150년 정도 됩니다. 자본주의도 나름대로 여러 어려움과 문제가 있고, 공산주의는 그 답이 아니라는 것이 이미 밝혀졌고, 20세기 말에 영국, 스위덴에서 ‘제3의 길’과 같은 시도들도 있었지만, 자본주의의 어려움을 확실하게 개선하는 새로운 제도는 되지 못했고, 신자유주의로 인한 부의 양극화 같은 어려움을 해결해야 하는 문제 등 결국 우리가 살고 있는 자본주의를 조금씩 개선하.. 2021. 11. 18. [영화의 향기 with CaFF] (136) 십개월의 미래 [영화의 향기 with CaFF] (136) 십개월의 미래 임산부가 마주해야 할 시선과 역경 가톨릭평화신문 2021.11.07 발행 [1636호] 영화 ‘십개월의 미래’는 예기치 못한 임신을 하게 되면서 겪는 여성의 심리적, 외적 갈등을 다루고 있다. 여성이 아기를 잉태하는 순간부터 생기는 주변의 시선과 압력, 임신을 유지할 것인지 말 것인지에 대한 고민, 직장에서의 기회 박탈 문제, 결혼이라는 제도를 둘러싼 가부장적인 모습들. 한국 사회에서 논쟁거리가 되는 다양한 문제들을 보여 준다. 영화를 만든 남궁선 감독은 다소 무거울 수 있는 이 이야기를 잘게 쪼개어 챕터를 나누고, 위트 넘치는 소제목을 붙였다. 그리고 거기에 경쾌한 음악을 입혔다. 무거움을 덜어내기 위한 감독의 고민이 영화에 속도감을 더해 이 .. 2021. 11. 17. [장일범의 유쾌한 클래식] (24) 토스티의 '기도(Preghiera)' [장일범의 유쾌한 클래식] (24) 토스티의 '기도(Preghiera)' 이탈리아 가곡의 거장이 남긴 간절한 기도 가톨릭평화신문 2021.11.07 발행 [1636호] 이 세상에서 예술가곡을 가장 많이 작곡한 사람하면 단연코 오스트리아 작곡가 프란츠 슈베르트를 꼽을 수 있다. 무려 600여 곡의 아름답거나 매우 절절하고 괴로운 심정을 드러낸 가곡을 작곡해 냈기 때문이다. 슈베르트는 모차르트, 베토벤의 뒤를 이어 독일어로 된 19세기 낭만주의 리트(예술가곡)형식의 창시자라고 할 수 있고 그 영향은 슈만, 브람스, 볼프, 말러에 이르는 독일 가곡 전통의 산맥을 만들어내게 된다. 그럼 ‘노래의 나라’, ‘오페라의 나라’라고 불리는 이탈리아 가곡의 대표자는 누구일까? 이탈리아에서 가곡을 가장 많이 쓰고 또 동시.. 2021. 11. 17. [서울대교구장 임명] 공학도 꿈꾸다 부르심에 응답 [서울대교구장 임명] 공학도 꿈꾸다 부르심에 응답… 따뜻함 가득한 참 목자 정순택 대주교 삶과 신앙 가톨릭평화신문 2021.11.07 발행 [1636호] 정순택 대주교는 학창 시절 친구들과 초를 만들어 팔아 보육원 아이들에게 크리스마스 선물을 해주고, 장학금을 형편이 어려운 친구에게 양보했다. 조용하고 따뜻한 성품에 축구를 좋아했으며, 어머니가 암 투병을 할 땐 누나, 여동생과 함께 병상에서 기타를 치며 성가를 불러드렸다. 깊은 신앙과 겸손, 화합과 경청을 중요시하는 삶의 태도, 따뜻하고 배려하는 성품…. 27년 7개월 동안 수도자로 살아온 정 대주교에게 ‘온유ㆍ겸손ㆍ친절’을 빼놓고는 그의 인품을 설명하기란 쉽지 않다. 가르멜 영성이 몸에 밴 주교로서 한국의 청소년들과 수도자들의 따뜻한 사목자로 동반해왔.. 2021. 11. 16. [시사진단] ‘존엄’의 오용과 남용 [시사진단] ‘존엄’의 오용과 남용 (최진일, 마리아, 생명윤리학자) 가톨릭평화신문 2021.11.07 발행 [1636호] “인간은 존엄하다.” 대한민국 헌법에서도 세계인권선언에서도 하는 말이다. 그래서 이 말을 들을 때마다 어깨가 으쓱해진다. “그래 나는 존엄한 존재이지!” 그렇다면 나의 존엄은 언제부터 시작된 것일까? 이 질문의 대답은 의외로 단순하다. 내가 인간이 되는 그 순간, 인간 생명으로서 삶의 여정을 시작하는 그 순간부터이다. 그것은 다름 아닌 바로 수정된 순간을 말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나의 존엄은 언제 끝나는 것일까? 이 질문의 대답도 단순하다. 내가 인간으로서 생명을 다하는 그 순간 바로 죽음에서 끝이 난다. 여기까지는 문제가 없어 보인다. 그런데 우리 인간은 때때로 자신과 타자의 존엄.. 2021. 11. 16. 영국 성공회 주교가 가톨릭으로 전향한 까닭은 영국 성공회 주교가 가톨릭으로 전향한 까닭은 미카엘 나지르 알리 주교, 월싱햄의 성모 자치단에서 가톨릭 사제품 받아 가톨릭평화신문 2021.11.07 발행 [1636호] 영국 성공회의 미카엘 나지르 알리 주교가 성 베드로의 후계자인 교황과 완전한 친교를 이루기 위해 가톨릭교회로 들어왔다. 최근 가톨릭으로의 전향 의사를 밝힌 나지르 알리 주교는 10월 30일 월싱햄의 성모 자치단(Personal Ordinariate)에서 가톨릭 사제품을 받았다. 그는 결혼해서 가정을 꾸린 파키스탄 출신 주교이다. 하지만 기혼 주교도 교황과의 완전하면서도 가시적인 친교를 원하면 자치단에 편입돼 가톨릭 사제품을 받을 수 있고, 자치단 내에서 사목과 성사 직무를 수행할 수 있다.(교황령 「성공회 신자 단체」의 보완 규범 제11.. 2021. 11. 15. [서종빈 평화칼럼] 삶과 죽음은 하나입니다 [서종빈 평화칼럼] 삶과 죽음은 하나입니다 서종빈 대건 안드레아(보도국장) 가톨릭평화신문 2021.11.07 발행 [1636호] 2년 가까이 계속되고 있는 코로나19 팬데믹 시대에 세상을 떠난 이들의 영혼을 기억하고 기도하는 위령 성월을 맞았다. 우리 속담에 “저승이 멀다더니 대문 밖이 저승”이라는 말이 있다. 거리 두기와 격리가 일상화된 지금, 말 그대로 대문 밖이 저승이 될 수도 있는 상황이다. 꼭 전염병이 아니더라도 죽음은 어느 순간 느닷없이 우리 곁에 다가온다. 삶과 죽음의 거리는 가까워졌지만, 아직도 죽지 않고 부귀와 영화만을 누리려고 사력을 다한다. 재력과 권력이 죽음을 유예시킬 수는 없다. 부동산과 주식 투자의 광풍이 점점 거세지고 대선을 앞두고 치열한 권력 다툼과 경쟁이 일어나고 있지만 죽.. 2021. 11. 15. [영화 칼럼] 영화 '돈 워리' - 2018년 감독 구스 반 산트 [영화 칼럼] 영화 '돈 워리' - 2018년 감독 구스 반 산트 '나' 자신을 용서할 때까지 이대현 요나(국민대 겸임교수, 영화평론가) 존 캘러핸(1951~2010), 미국 포틀랜드 출신의 카툰 작가입니다. 굵은 펜으로 단순하게, 때론 거칠게 그린 만화는 거침없는 소재와 농담, 풍자로 유명합니다. 이것뿐이라면 할 이야기가 별로 없겠습니다만, 태어나서 6개월 만에 버려지고 열세 살 때부터 술을 마신 알코올 중독자로 스물한 살에 사지가 마비된 인물이라면 다르겠지요. 는 불우하고 절망적인 시간과 그 시간을 이겨내기까지의 과정을 담은 그의 자서전입니다. 줄담배에 금단현상(손 떨림)으로 일어나자마자 술부터 사서 길이나 공원에 주저앉아 마시고, 숙취 없이 잠을 깨는 일이 거의 없는 나날들. 친구와 술집을 옮겨 다.. 2021. 11. 14. [성당 이야기] (62) 영국 고딕의 시작 [성당 이야기] (62) 영국 고딕의 시작 캔터베리 대성당(고딕 증축, Canterbury Cathedral) 강한수 가롤로 신부(민락동 성당 주임, 건축신학연구소) 1066년 정복왕 윌리엄은 영국에 노르만 왕조를 세우고, 프랑스의 완성된 로마네스크를 수입하여 문화적 부흥을 일으켰습니다(→ 성당이야기 29회). 이것이 영국 로마네스크의 시작입니다. 그 후 백 년이 지나 다시 ‘고딕’이란 새로운 양식이 전해졌는데, 이때도 초기가 아닌 완성 단계의 프랑스 고딕이 유입되었습니다. 영국과 프랑스의 이러한 관계에는 노르망디라는 연결고리가 있는데, 그 역사는 다음 회에 설명하겠습니다. 아무튼 이 지역을 거쳐 프랑스 고딕이 영국으로 건너갔고, 반대로 레요낭 양식과 플랑부아양 양식이 프랑스로 유입되기도 하였습니다. 따.. 2021. 11. 13. [클래식, 신앙을 노래하다] (15) 4개의 엄숙한 노래 [클래식, 신앙을 노래하다] (15) 4개의 엄숙한 노래 김수연 클라우디아 # 요하네스 브람스 (J.Brahms / 1833-1897) 사계절 중 가을이 되면 부쩍 많이 듣고 싶은 작품이 있습니다. 바로 독일 작곡가인 요하네스 브람스(J. Brahms, 1833-1897)의 곡들인데요. 자연의 만연된 아름다움이 최고조로 완성되는 가을이라는 계절. 인간 내면의 감수성을 작품에 완벽하게 드러낸 브람스. 그래서 가을과 브람스의 음악은 정말 완벽한 조화를 이룬다고 생각합니다. 브람스는 인생 만년에 가장 위대한 가곡을 작곡합니다. 이 작품은 누구나 피할 수 없는 죽음 앞에 우리는 과연 어떤 존재인가를 생각합니다. 죽음은 숙명이지요. 이 작품은 브람스가 작곡한 “독일레퀴엠”과 동일한 주제로 작곡되었습니다. “4개의.. 2021. 11. 12. 이전 1 ··· 33 34 35 36 37 38 39 ··· 407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