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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인과 시(근대)937

김영랑 시인 / 가야금 외 5편 김영랑 시인 / 가야금 북으로 북으로 울고 간다 기러기 남방의 대숲 밑 뉘 휘여 날켰느뇨 앞서고 뒤섰다 어지럴 리 없으나 가냘픈 실오라기 네 목숨이 조매로아 조광, 1939. 1 김영랑 시인 / 강선대(降仙臺) 강선대 돌바늘 끝에 하잔한 인간 하나 그는 버-ㄹ써 불타오르는 호수에 뛰어내려서 .. 2019. 10. 28.
김수영 시인 / 거대(巨大)한 뿌리 외 4편 김수영 시인 / 거대(巨大)한 뿌리 나는 아직도 앉는 법을 모른다 어쩌다 셋이서 술을 마신다 둘은 한 발을 무릎 위에 얹고 도사리지 않는다 나는 남(南)쪽식으로 도사리고 앉았다 그럴때는 이 둘은 반드시 이북(以北)친구들이기 때문에 나는 나의 앉음새를 고친다 팔․일오(八․一五) 후에.. 2019. 10. 28.
김수영 시인 / 거대(巨大)한 뿌리 외 4편 김수영 시인 / 거대(巨大)한 뿌리 나는 아직도 앉는 법을 모른다 어쩌다 셋이서 술을 마신다 둘은 한 발을 무릎 위에 얹고 도사리지 않는다 나는 남(南)쪽식으로 도사리고 앉았다 그럴때는 이 둘은 반드시 이북(以北)친구들이기 때문에 나는 나의 앉음새를 고친다 팔․일오(八․一五) 후에.. 2019. 10. 28.
박세영 시인 / 소곡이제(小曲二題) 외 2편 박세영 시인 / 소곡이제(小曲二題) 1. 떠나는 노래 남겨 놓고 감은 눈물, 가지고 감은 쓰라린 눈물, 눈물이 씨 되어 빛날 뒷날이 올 땐 눈물, 헤지던 눈물은 피어 오를 꽃봉오리가 되리라. 2. 봄 그대가 연두저고리를 입었더니, 엷은 버들가지들도 그네를 뛰는구료. 그대가 분홍치마를 입었.. 2019. 10. 28.
김수영 시인 / PLASTER 외 3편 김수영 시인 / PLASTER 나의 천성(天性)은 깨어졌다 더러운 붓끝에서 흔들리는 오욕(汚辱) 바다보다 아름다운 세월(歲月)을 건너와서 나는 태양을 주웠다고 생각하지는 않았지만 설마 이런 것이 올 줄이야 괴물(怪物)이여 지금 고갈 시인(詩人)의 절정(絶頂)에 서서 이름도 모르는 뼈와 뼈 어.. 2019. 10. 27.
박세영 시인 / 산천에 묻노라 외 2편 박세영 시인 / 산천에 묻노라 나는 산천에 물어 보노라, 오랜 세월, 뭉쳤던 한숨을 안개같이 풍겨 보노라. 기름진 땅, 주렁주렁 곡식은 여물건만, 헐벗은 이 나라 사람이 굶어 죽고, 얼어 죽어도, 예사로 아는지 모르는지 산천에 물어 보노라. 우리는 소가 아니오 문화를 사랑하고 지어내는.. 2019. 10. 27.
심훈 시인 / 피리 외 4편 심훈 시인 / 피리 내가 부는 피리 소리 곡조는 몰라도 그 사람이 그리워 마디마디 꺾이네 길고 가늘게 불러도 불러도 대답 없어서― 봄 저녁의 별들만 눈물에 젖네 그날이 오면, 한성도서주식회사, 1949 심훈 시인 / 필경(筆耕) 우리의 붓끝은 날마다 흰 종이 위를 갈[耕]며 나간다. 한자루의.. 2019. 10. 27.
박세영 시인 / 봉기(蜂起) 외 2편 박세영 시인 / 봉기(蜂起) 부제 : 삼일운동(三一運動)을 회상하는 노래 거리에서도 마을에서도 산마루텡이에서도 온 조선은 만세 소리로 걸음발 타는 아기까지도 그대들 젊은이들아 스물에 여덟 해 전 우리 나라 빼앗긴 지 십 년 되던 해 조국을 찾으려던 이 아우성 소리를 들었더냐 이천.. 2019. 10. 26.
황순원 시인 / 패강(浿江)의 우수(憂愁)에 눈물을... 외 2편 황순원 시인 / 패강(浿江)의 우수(憂愁)에 눈물을... 원제 : 패강(浿江)의 우수(憂愁)에 눈물을 짓지 마라 장류(長流)의 패강(浿江), 그는 뵈지 안는 역사(歷史)의 한 구절. ― 첫 문화(文化)가 흘러나린 그의 살졌든 염통은 지난 백성이 마음과 함께 흰옷을 빨아 입든 곳이며, 아침 저녁, 위엄.. 2019. 10. 26.
심훈 시인 / 통곡(痛哭) 속에서 외 2편 심훈 시인 / 통곡(痛哭) 속에서 큰 길에 넘치는 백의(白衣)의 물결 속에서 울음소리 일어난다. 총검(銃劍)이 번득이고 군병(軍兵)의 말굽소리 소란(騷亂)한 곳에 분격(憤激)한 무리는 몰리며 짓밟히며 따에 엎디어 마지막 비명(悲鳴)을 지른다 땅을 뚜드리며 또 하늘을 우러러 외오치는 소.. 2019. 10. 26.
박세영 시인 / 무궁화 외 2편 박세영 시인 / 무궁화 뒷동산에 핀 꽃은 흰빛 무­궁화 개울 앞에 핀 꽃은 보라 무­궁화 피고 피고 또 피어 수를 놓­나니 금수강산 삼천리 아름답­고나 하루 새에 사꾸란 다 떨어­져도― 숲속에서 귀뚜리 울 때까­지도­ 피고 피고 또 피는 우리 무­궁화― 씩씩하게 뻗.. 2019. 10. 25.
황순원 시인 / 젊은이여 외 2편 황순원 시인 / 젊은이여 젊은이여, 쉴사이 없이 붉은 피가 전신을 순환하는 젊은이여, 그까짓 고통은 세상에 흔히 있는 일이다. 어째서 눈물을 흘리는가, 한숨을 짓는가. 분하고, 아깝지 않으냐, 그 열정의 눈물이, 그 결정의 한숨이. 젊은이여, 더욱이 그것은 마음 약한 사람의 짓이다. 슬.. 2019. 10. 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