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인과 시(근대)937 오장환 시인 / 초봄의 노래 외 3편 오장환 시인 / 초봄의 노래 내가 부르는 노래 어디선가 그대도 듣는다면은 나와 함께 노래하리라. `아 우리는 얼마나 기다렸는가'……하고 유리창 밖으론 함박눈이 펑 펑 쏟아지는데 한겨울 나는 아무데도 못 가고 부질없은 노래만 불러 왔구나. 그리움도 맛없어라 사모침도 더디어라 언.. 2019. 10. 21. 황순원 시인 / 넋 잃은 그의 앞 가슴을 향하여... 외 2편 황순원 시인 / 넋 잃은 그의 앞 가슴을 향하여... 원제 : 넋 잃은 그의 앞 가슴을 향하여 힘있게 활줄을 당겨라 부제 : 잠 자는 대지(大地)를 향(向)하여 부르는 노래 피 흘릴 날이 오면 날리는 기폭을 둘러 싼 후 부러진 총대나마 어깨에 메겠다고, 기운차게 나오야 될 그 말소리를 지금은 잊.. 2019. 10. 20. 심훈 시인 / 밤 외 3편 심훈 시인 / 밤 밤 깊은 밤 바람이 뒤설레며 문풍지가 운다. 방, 텅비인 방안에는 등잔불의 기름 조는 소리뿐…… 쥐가 천장을 모조리 써는데 어둠은 아직도 창밖을 지키고, 내 마음은 무거운 근심에 짓눌려 깊이 모를 연못 속에서 자맥질한다. 아아, 기나긴 겨울 밤에 가늘게 떨며 흐느끼.. 2019. 10. 20. 오장환 시인 / 정문(旌門) 외 3편 오장환 시인 / 정문(旌門) 부제: 염락․열녀불경이부(廉洛․烈女不更二夫) 충신불사이군(忠臣不事二君) 열녀를 모셨다는 정문(旌門)은 슬픈 울 창살로는 음산한 바람이 스미어들고 붉고 푸르게 칠한 황토 내음새 진하게 난다. 소저(小姐)는 고운 얼굴 방안에만 숨어 앉아서 색시의 한시절.. 2019. 10. 20. 황순원 시인 / 꺼진 등대(燈臺)에 불을 켜자 외 2편 황순원 시인 / 꺼진 등대(燈臺)에 불을 켜자 별 없는 하늘에 번개가 부딪히고, 고운 달빛이 잔물결 우로 미끄러지는 사이에 쉬지 않고 바뀌는 태양(太陽)의 빛을 맛보며 회색(灰色) 바위에 높이 서 있는 등대(燈臺), 지금은 유탄(流彈) 맞은 성벽(城壁)같이 양쎈 힘을 잃어 버렸나니 무너지.. 2019. 10. 19. 심훈 시인 / 만가(輓歌) 외 3편 심훈 시인 / 만가(輓歌) 궂은 비 줄줄이 내리는 황혼(黃昏)의 거리를 우리들은 동지(同志)의 관(棺)을 메고 나간다. 만장(輓章)도 명정(銘旌)도 세우지 못하고 수의조차 못 입힌 시체(屍體)를 어깨에 얹고 엊그제 떼메어 내 오던 옥문(獄門)을 지나 철벅철벅 말없이 무학재를 넘는다. 비는 퍼.. 2019. 10. 19. 오장환 시인 / 이 세월도 헛되이 외 3편 오장환 시인 / 이 세월도 헛되이 아, 이 세월도 헛되이 물러서는가 38도라는 술집이 있다. 낙원이라는 카페가 있다. 춤추는 연놈이나 술 마시는 것들은 모두 다 피 흐르는 비수를 손아귀에 쥐고 뛰는 것이다. 젊은 사내가 있다. 새로 나선 장사치가 있다. 예전부터 싸움으로 먹고 사는 무지.. 2019. 10. 19. 황순원 시인 / 가두로 울며 헤매는 자여 외 2편 황순원 시인 / 가두로 울며 헤매는 자여 하로의 삶을 이으려고, 삶을 찾으려고 주린 창자를 웅켜쥔 후 거리 거리를 헤매는 군중(群衆), 때때로 정기(精氣)없는 눈에서는 두줄기의 눈물이 흐르며 피ㅅ기 없는 입술을 악물고 떨고 있나니 토막(土幕)에 있는 처와 자식이 힘없이 누워 있음을 .. 2019. 10. 18. 심훈 시인 / 눈밤 외 3편 심훈 시인 / 눈밤 소리없이 내리는 눈, 한 치[寸], 두 치 마당 가뜩 쌓이는 밤엔 생각이 길어서 한 자[尺]외다, 한 길[丈]이외다. 편편(片片)이 흩날리는 저 눈송이처럼 편지나 써서 온 세상에 뿌렸으면 합니다. 그날이 오면, 한성도서주식회사, 1949 심훈 시인 / 돌아가지이다 돌아가지이다, .. 2019. 10. 18. 오장환 시인 / 영원한 귀향 외 3편 오장환 시인 / 영원한 귀향 옛날과 같이 옛날과 조금도 다름이 없이 밤마다 바다는 희생을 노래 부르고 항상 돌이키고 다시 돌떠스는 고독과 무한한 신뢰에 바다여! 내 몸을 쓸어가는 성낸 파도 부두에 남겨둔 애상은 어떤 것인가 진정 나도 진정으로 젊은이를 사랑했노라. 왔다는 다시 .. 2019. 10. 18. 심훈 시인 / 광란(狂亂)의 꿈 외 3편 심훈 시인 / 광란(狂亂)의 꿈 불어라, 불어! 하늘 꼭대기에서 내리질리는 하늬바람, 땅덩이 복판에 자루를 박고 모든 것을 휩싸서 핑핑 돌려라. 머릿속에 맷돌이 돌듯이 세상은 마지막이다, 불어 오너라. 쏟아져라, 쏟아져! 바다가 거꾸로 흐르듯 폭포수(瀑布水)같은 굵은 빗발이 쉴 새 없.. 2019. 10. 17. 오장환 시인 / 어머니 서울에 오시다 외 4편 오장환 시인 / 어머니 서울에 오시다 어머니 서울에 오시다. 탕아 돌아가는 게 아니라 늙으신 어머니 병든 자식을 찾아오시다. ―아 네 병은 언제나 낫는 것이냐. 날마다 이처럼 쏘다니기만 하니…… 어머니 눈에 눈물이 어릴 때 나는 거기서 헤어나지 못한다. ―내 붙이, 내가 위해 받드.. 2019. 10. 17. 이전 1 ··· 37 38 39 40 41 42 43 ··· 79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