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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인과 시(근대)937

김소월 시인 / 천리 만리(千里萬里) 외 3편 김소월 시인 / 천리 만리(千里萬里) 말리지 못할 만치 몸부림하며 마치 천리 만리나 가고도 싶은 맘이라고나 하여 볼까. 한 줄기 쏜살같이 뻗은 이 길로 줄곧 치달아 올라가면 불붙는 산의, 불붙는 산의 연기는 한두 줄기 피어 올라라. 진달래꽃, 매문사, 1924 김소월 시인 / 춘향(春香)과 이.. 2019. 10. 13.
오장환 시인 / 다시 미당리(美堂里) 외 3편 오장환 시인 / 다시 미당리(美堂里) 돌아온 탕아라 할까 여기에 비하긴 늙으신 홀어머니 너무나 가난하시어 돌아온 자식의 상머리에는 지나치게 큰 냄비에 닭이 한 마리 아직도 어머니 가슴에 또 내 가슴에 남은 것은 무엇이냐. 서슴없이 고깃점을 베어 물다가 여기에 다만 헛되이 울렁이.. 2019. 10. 12.
김억 시인 / 별낚기 외 2편 김억 시인 / 별낚기 애인(愛人)이여, 강(江)으로 가자, 지금(只今)은 밤, 낚아질 때다. 애인(愛人)이여, 거리로 가자, 지금(只今)은 밤, 낚아질 때다. 어두운 강(江) 위에는 빛나는 별이 반듯인다. 어두운 거리에는 빛나는 등(燈)불이 반듯인다. 애인(愛人)이여, 강(江)으로 가자, 지금(只今)은 .. 2019. 10. 12.
김소월 시인 / 장별리(將別里) 외 4편 김소월 시인 / 장별리(將別里) 연분홍 저고리, 빨간 불붙은 평양에도 이름 높은 장별리 금실 은실의 가는 비는 비스듬히도 내리네, 뿌리네. 털털한 배암 무늬 돋은 양산에 내리는 가는 비는 위에나 아래나 내리네, 뿌리네. 흐르는 대동강, 한복판에 울며 돌던 벌새의 떼무리, 당신과 이별하.. 2019. 10. 12.
오장환 시인 / 내 나라 오 사랑하는 내 나라 외 2편 오장환 시인 / 내 나라 오 사랑하는 내 나라 부제: 씩씩한 사나이 박진동(朴晋東)의 영(靈) 앞에 내 나라 오 사랑하는 내 나라야 강도만이 복받는 이처럼 아름다운 세월 속에서 파출소 지날 때마다 선뜩한 가슴 나는 오며 가며 그냥 지냈다. 너는 보았느냐 우리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려는 .. 2019. 10. 11.
김억 시인 / 무심(無心) 외 4편 김억 시인 / 무심(無心) 평양(平壤)에도 대동강(大同江) 나간 물이라 생각을 애에 말까 해도 그리워 다시금 요 심사(心思)가 안타까워서 이 가슴 혼자로서 쾅쾅 칩니다. 얄밉다 말을 할까 하니 얄밉고, 그립다 생각하니 다시 그리워 생시(生時)랴 꿈에서랴 잊을 길 없어 억울한 요 심사(心思.. 2019. 10. 11.
김소월 시인 / 예전엔 미처 몰랐어요 외 5편 김소월 시인 / 예전엔 미처 몰랐어요 봄 가을 없이 밤마다 돋는 달도 `예전엔 미처 몰랐어요' 이렇게 사무치게 그리울 줄도 `예전엔 미처 몰랐어요' 달이 암만 밝아도 쳐다볼 줄을 `예전엔 미처 몰랐어요' 이제금 저 달이 설움인 줄은 `예전엔 미처 몰랐어요' 진달래꽃, 매문사, 1924 김소월 .. 2019. 10. 11.
오장환 시인 / 나의 길 외 2편 오장환 시인 / 나의 길 부제 : 3․1 기념(三․一紀念)의 날을 맞으며 기미년 만세 때 나도 소리 높이 만세를 부르고 싶었다. 아니 흉내라도 내이고 싶었다. 그러나 나는 그 전해에 났기 때문에 어린애 본능으로 울기만 하였다. 여기서 시작한 것이 나의 울음이다. 광주 학생 사건 때 나도 두 .. 2019. 10. 10.
김억 시인 / 눈 올 때마다 외 4편 김억 시인 / 눈 올 때마다 하얀 눈 볼 때마다 다시금 생각나네 어린적 겨울 밤에 옛날 듣던 이야기. 송이 송이 흰 눈은 산(山)과 들에 퍼 불제 다스한 자리속에 찬 세상(世相)도 모르고―. 산(山)에는 신령(神靈)있고 물에는 용왕(龍王)님이 다같이 맡은 세상(世上) 고로이 다스리매 귀(貴)여.. 2019. 10. 10.
김소월 시인 / 야(夜)의 우적(雨滴) 외 4편 김소월 시인 / 야(夜)의 우적(雨滴) 어데로 돌아가랴, 나의 신세는, 내 신세 가엾이도 물과 같아라. 험구진 산막지면 돌아서 가고, 모지른 바위이면 넘쳐 흐르랴. 그러나 그리해도 헤날 길 없어, 가엾은 설움만은 가슴 눌러라. 그 아마 그도 같이 야(夜)의 우적(雨滴), 그같이 지향없이 헤매.. 2019. 10. 10.
오장환 시인 / 귀향의 노래 외 3편 오장환 시인 / 귀향의 노래 굴팜나무로 엮은 십자가, 이런 게 그리웠었다 일상 성내인 내 마음의 시꺼먼 뻘 썰물은 나날이 쓸어버린다 깊은 산발에서 새벽녘에 들려오는 쇠북 소리나 개굴창에 떠나려온 찔레꽃, 물에 배인 꽃향기. 젊은이는 어디로 갔나, 성황당 옆에…… 찔레꽃 우거진 .. 2019. 10. 9.
김억 시인 / 내 설움 외 3편 김억 시인 / 내 설움 능라도(綾羅島) 기슭의 실버드나무의 꽃이 한가로운 바람에 불리어, 수면(水面)에 잔 무늬를 놓을 때, 내 설움은 생겨났어라. 버들꽃의 향(香)내는 아직도 오히려, 낙엽(落葉)인 나의 설움에 섞이어, 저멀리 새파란 새파란 오월(五月)의 하늘끝을 방향(方向)도 없이 헤.. 2019. 10. 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