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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인과 시(근대)937

김소월 시인 / 삼수갑산(三水甲山) 외 5편 김소월 시인 / 삼수갑산(三水甲山) 차(次)안서선생(岸曙先生)삼수갑산(三水甲山)운(韻) 삼수 갑산 내 왜 왔노 삼수갑산이 어디뇨 오고 나니 기험(奇險)타 아하 물도 많고 산 첩첩이라 아하하 내 고향을 도로 가자 내 고향을 내 못 가네 삼수갑산 멀더라 아하 촉도지난(蜀道之難)이 예로구나.. 2019. 10. 9.
오장환 시인 / 공청(共靑)으로 가는 길 외 2편 오장환 시인 / 공청(共靑)으로 가는 길 눈발은 세차게 내리다가도 금시에 어지러이 흐트러지고 내 겸연쩍은 마음이 공청(共靑)으로 가는 길 동무들은 벌써부터 기다릴 텐데 어두운 방에는 불이 켜지고 굳은 열의에 불타는 동무들은 나 같은 친구조차 믿음으로 기다릴 텐데 아 무엇이 자꾸.. 2019. 10. 8.
김억 시인 / 고적(孤寂) 외 4편 김억 시인 / 고적(孤寂) 바다에는 얼음이 덮히고 대지(大地)는 눈속에 잠들어, 가이없는 나의 이 `고적(孤寂)'은 의지(依支)할 곳도 없어지고 말아라. 보라, 서(西)녘 하늘에는 눈썹같은 새빨간 반(半)달이 스러져들며, 새까만 밤이 헤매며 내리지 않는가. 해파리의 노래, 조선도서주식회사, .. 2019. 10. 8.
김소월 시인 / 봄비 외 5편 김소월 시인 / 봄비 어룰없이 지는 꽃은 가는 봄인데 어룰없이 오는 비에 봄은 울어라. 서럽다, 이 나의 가슴 속에는! 보라, 높은 구름, 나무의 푸릇한 가지. 그러나 해 늦으니 어스름인가. 애닯이 고운 비는 그어 오지만 내 몸은 꽃자리에 주저앉아 우노라. 진달래꽃, 매문사, 1924 김소월 시.. 2019. 10. 8.
오장환 시인 / FINALE 외 4편 오장환 시인 / FINALE 경이(驚異)는 아름다웠다. 모두가 다스한 숨결. 비둘기 되어 날아가누나. 하늘과 바다. 자랑스런 슬픔도 고운 슬픔도. 다―삭은 이정표. 이제는 무수한 비둘기 되어. 그대 섰는 발밑에. 넓고 설운 강물은 흘러가느니……사화산이여! 아 이 땅에 다다른 왼 처음의 산맥. .. 2019. 10. 7.
김억 시인 / 가는 봄 외 3편 김억 시인 / 가는 봄 어린 맘아, 오월(五月)의 밤하늘에는 스러져가는 별, 가는 봄철의 저녁에는 떨어지는 꽃, 오오 그러나 이를 어쩌랴. 어린 맘아, 봄날의 꽃과 함께, 밤하늘의 별과 함께, 고요하게도 남모르게 넘어가는 청춘(靑春)을 오오 그러나 이를 어쩌랴. 해파리의 노래, 조선도서주.. 2019. 10. 7.
김소월 시인 / 무신(無信) 외 4편 김소월 시인 / 무신(無信) 그대가 돌이켜 물을 줄도 내가 아노라, `무엇이 무신(無信)함이 있더냐?' 하고, 그러나 무엇하랴 오늘날은 야속히도 당장에 우리 눈으로 볼 수 없는 그것을, 물과 같이 흘러가서 없어진 맘이라고 하면. 검은 구름은 멧기슭에서 어정거리며, 애처롭게도 우는 산의 .. 2019. 10. 7.
김소월 시인 / 맘에 속의 사람 외 4편 김소월 시인 / 맘에 속의 사람 잊힐 듯이 볼 듯이 늘 보던 듯이 그립기도 그리운 참말 그리운 이 나의 맘에 속에 속 모를 곳에 늘 있는 그 사람을 내가 압니다. 인제도 인제라도 보기만 해도 다시 없이 살뜰할 그 내 사람은 한두 번만 아니게 본 듯하여서 나자부터 그리운 그 사람이요. 남은.. 2019. 10. 6.
김현승 시인 / 견고(堅固)한 고독 김현승 시인 / 견고(堅固)한 고독 껍질을 더 벗길 수도 없이 단단하게 마른 흰 얼굴 그늘에 빚지지 않고 어느 햇볕에도 기대지 않는 단 하나의 손발 모든 신들의 거대한 정의 앞엔 이 가느다란 창끝으로 거슬리고 생각하던 사람들 굶주려 돌아오면 이 마른 떡을 하룻밤 네 살과 같이 떼어 .. 2019. 10. 6.
김영랑 시인 / 오월 김영랑 시인 / 오월 들길은 마을에 들자 붉어지고 마을 골목은 들로 내려서자 푸르러졌다. 바람은 넘실 천(千) 이랑 만(萬) 이랑 이랑 이랑 햇빛이 갈라지고 보리도 허리통이 부끄럽게 드러났다. 꾀꼬리는 엽태 혼자 날아 볼 줄 모르나니 암컷이라 쫓길 뿐 수놈이라 쫓을 뿐 황금빛 난 길이.. 2019. 10. 6.
김소월 시인 / 돈과 밥과 맘과 들 외 2편 김소월 시인 / 돈과 밥과 맘과 들 1 얼굴이면 거울에 비추어도 보지만 하루에도 몇 번씩 비추어도 보지만 어쩌랴 그대여 우리들의 뜻 갈은 백(百)을 산들 한 번을 비출 곳이 있으랴 2 밥먹다 죽었으면 그만일 것을 가지고 잠자다 죽었으면 그만일 것을 가지고 서로가락 그렇지 어쩌면 우리.. 2019. 10. 5.
박두진 시인 / 변증법 외 1편 박두진 시인 / 변증법 날개였었지 날개였었지 높디높은 하늘 벽을 위로 부딪쳐 그 울음 혈맥 고운 하얀 새의 넋 새보다 더 먼저는 꽃잎이었었지 소리 아직 처음 일어 발음 없었던 그 침묵 오래 다져 황홀 속에 포개던 꽃잎보다 더 먼저는 햇살이었었지 그랬었지 햇살들이 비로소 꽃잎 형.. 2019. 10. 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