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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인과 시(근대)937

정지용 시인 / 종달새 외 4편 정지용 시인 / 종달새 삼동 내 ---- 얼었다 나온 나를 종달새 지리 지리 지리리 ...... 왜 저리 놀려대누. 어머니 없이 자란 나를 종달새 지리지리 지리리 ...... 왜 저리 놀려대누. 해 바른 봄날 한종일 두고 모래톱에서 나 홀로 놀자 정지용 시인 / 발열 처마끝에 서린 연기 따러 포도순이 기여.. 2019. 9. 27.
김기림 시인 / 지혜에게 바치는 노래 외 3편 김기림 시인 / 지혜에게 바치는 노래 검은 기관차 차머리마다 장미꽃 쏟아지게 피워서 쪽빛 바닷바람 함북 안겨 비단폭 구름장 휘감아보내마 숨쉬는 강철 꿈을 아는 동물아 황량한 `근대'의 남은 터에 쓰러져 병들어 이즈러져 반신(半身)이 피에 젖은 헬라쓰의 오래인 후예․이 방탕한 세.. 2019. 9. 26.
백석 시인 / 단풍 외 4편 백석 시인 / 단풍 빩안물 짙게든 얼굴이 아름답지 않으뇨. 빩안情 무르녹는 마음이 아름답지 않으뇨. 단풍든 시절은 새빩안 우슴을 웃고 새빩안 말을 지줄댄다. 어데 靑春을 보낸 서러움이 있느뇨. 어데 老死를 앞둔 두려움이 있느뇨. 재화가 한끝 풍성하야 十月햇살이 무색하다. 사랑에 .. 2019. 9. 26.
정지용 시인 / 슬픈 기차 외 3편 정지용 시인 / 슬픈 기차 우리들의 기차는 아지랑이 남실거리는 섬나라 봄날 온 하루를 익살스런 마도로스 파이프를 피우며 간 단 다. 우리들의 기차는 느으릿 느으릿 유월 소 걸어가듯 걸어 간 단 다. 우리들의 기차는 노오란 배추꽃 비탈밭 새로 헐레벌떡거리며 지나 간 단 다. 나는 언.. 2019. 9. 26.
김기림 시인 / 일요일(日曜日) 행진곡(行進曲) 외 3편 김기림 시인 / 일요일(日曜日) 행진곡(行進曲) 월(月) 화(火) 수(水) 목(木) 금(金) 토(土) 하낫 둘 하낫 둘 일요일로 나가는 `엇둘' 소리…… 자연의 학대에서 너를 놓아라 역사의 여백…… 영혼의 위생 데이…… 일요일의 들로 바다로…… 우리들의 유쾌한 하늘과 하루 일요일 일요일 기상.. 2019. 9. 25.
백석 시인 / 나와 나타샤와 흰 당나귀 외 4편 백석 시인 / 나와 나타샤와 흰 당나귀 가난한 내가 아름다운 나타샤를 사랑해서 오늘밤은 푹푹 눈이 나린다 나타샤를 사랑은 하고 눈은 푹푹 날리고 나는 혼자 쓸쓸히 앉어 소주를 마신다 소주를 마시며 생각한다 나탸샤와 나는 눈이 푹푹 쌓이는 밤 흰 당나귀 타고 산골로 가자 출출이 .. 2019. 9. 25.
정지용 시인 / 바람 외 7편 정지용 시인 / 바람 바람. 바람. 바람. 늬는 내 귀가 좋으냐? 늬는 내 코가 좋으냐? 늬는 내 손이 좋으냐? 내사 왼통 빨개졌네. 내사 아무치도 않다. 호호 칩어라 구보로! 정지용 시인 / 내맘에 맞는 이 당신은 내맘에 꼭 맞는이. 잘난 남보다 조그마치만 어리둥절 어리석은 척 옛사람 처럼 사.. 2019. 9. 25.
김기림 시인 / 우리들 모두의 꿈이 아니냐 외 2편 김기림 시인 / 우리들 모두의 꿈이 아니냐 순(順)이 준 꽃병과 팔뚝의 크롬시계사 내 것이지만 아― 저 푸른 넓은 하늘이야 난(蘭)의 것도 영(英)의 것도 내 것도 아닌 우리 모두의 하늘이 아니냐 들을 보아라 그러고 바다를 해당화 수놓은 백사장 넘실거리는 보리 이삭 벼초리 아청 바다에.. 2019. 9. 24.
백석 시인 / 꼴두기 외 4편 백석 시인 / 꼴두기 ― 물닭의 소리 6 신새벽 들망에 내가 좋아하는 꼴두기가 들었다 갓 쓰고 사는 마음이 어진데 새끼 그믈에 걸리는 건 어인 일인가 갈매기 날어온다 입으로 먹을 뿜는 건 멫십년 도를 닦어 퓌는 조환가 앞뒤로 가기를 마음대로 하는 건 손자(孫子)의 병서(兵書)도 읽은 .. 2019. 9. 24.
정지용 시인 / 석류 외 5편 정지용 시인 / 석류 장미꽃처럼 곱게 피어 가는 화로에 숯불, 입춘 때 밤은 마른 풀 사르는 냄새가 난다. 한 겨울 지난 석류열매를 쪼기어 홍보석 같은 알을 한 알 두 알 맛보노니, 투명한 옛 생각, 새론 시름의 무지개여, 금붕어처럼 어린 녀릿녀릿한 느낌이여. 이 열매는 지난 해 시월 상.. 2019. 9. 24.
김기림 시인 / 오후(午後)의 꿈은 날 줄을 모른다 외 2편 김기림 시인 / 오후(午後)의 꿈은 날 줄을 모른다 날아갈 줄을 모르는 나의 날개. 나의 꿈은 오후의 피곤한 그늘에서 고양이처럼 졸리웁다. 도무지 아름답지 못한 오후는 꾸겨서 휴지통에나 집어 넣을까? 그래도 지문학(地文學)의 선생님은 오늘도 지구는 원만하다고 가르쳤다나. 갈릴레.. 2019. 9. 23.
백석 시인 / 삼호(三湖) 외 4편 백석 시인 / 삼호(三湖) ― 물닭의 소리 1 문기슭에 바다해자를 까꾸로 붙인 집 산듯한 청삿자리 우에서 찌륵찌륵 우는 전북회를 먹어 한녀름을 보낸다 이렇게 한녀름을 보내면서 나는 하늑이는 물살에 나이금이 느는 꽃조개와 함께 허리도리가 굵어가는 한 사람을 연연해 한다 창삿자리 .. 2019. 9. 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