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인과 시(근대)937 김영랑 시인 / 바람에 나부끼는 갈잎 외 4편 김영랑 시인 / 바람에 나부끼는 갈잎 바람에 나부끼는 갈잎 여울에 희롱하는 갈잎 알만 모를만 숨쉬고 눈물맺은 내 청춘의 어느날 서러운 손짓이여 영랑시집, 시문학사, 1935 김영랑 시인 / 밤 사람 그립고야 밤 사람 그립고야 말없이 걸어가는 밤사람 그립고야 보름 넘은 달 그리메 마음아.. 2019. 11. 1. 김수영 시인 / 달나라의 장난 외 2편 김수영 시인 / 달나라의 장난 팽이가 돈다 어린아이이고 어른이고 살아가는 것이 신기로워 물끄러미 보고 있기를 좋아하는 나의 너무 큰 눈 앞에서 아이가 팽이를 돌린다 살림을 사는 아이들도 아름다웁듯이 노는 아이도 아름다워 보인다고 생각하면서 손님으로 온 나는 이집 주인과의 .. 2019. 11. 1. 박세영 시인 / 탄식하는 여인 외 2편 박세영 시인 / 탄식하는 여인 돌아오라 내 아들 사랑하는 중진아, 너는 집 떠난 지 삼년(三年)에 한번이라 소식도 없니, 살았는지 죽었는지조차 모르는 네 몸에 답답한 마음은 구름이 피우듯 허공에 날을 뿐, 날이 또 추워지니 네가 보고 싶고나 너는 그러나 모르리라, 네가 떠나던 해에 네.. 2019. 11. 1. 김영랑 시인 / 망각 외 3편 김영랑 시인 / 망각 걷던 걸음 멈추고 서서도 얼컥 생각키는 것 죽음이로다 그 죽음이사 서른 살 적에 벌써 다 잊어버리고 살아왔는디 웬 노릇인지 요즘 자꾸 그 죽음 바로 닥쳐 온 듯만 싶어져 항용 주춤 서서 행길을 호기로이 달리는 행상(行喪)을 보랐고 있느니 내 가 버린 뒤도 세월이.. 2019. 10. 31. 김수영 시인 / 나의 가족(家族) 외 4편 김수영 시인 / 나의 가족(家族) 고색(古色)이 창연(蒼然)한 우리집에도 어느덧 물결과 바람이 신선(新鮮)한 기운(氣運)을 가지고 쏟아져 들어왔다 이렇게 많은 식구들이 아침이면 눈을 부비고 나가서 저녁에 들어올 때마다 먼지처럼 인색하게 묻혀가지고 들어온 것 얼마나 장구(長久)한 세.. 2019. 10. 31. 박세영 시인 / 전원의 가을 외 2편 박세영 시인 / 전원의 가을 하늘은 왜청 같이 파랗고, 들은 금같이 누른데, 바람이 이네, 물결을 치네 아―나는 거기 살고 싶네. 씻은 듯 하늘은 맑고, 이삭은 영글어 바다 같은데, 야국(野菊) 핀 언덕 밑, 맑은 개울로, 왜가리 한아리 거닐고 있어 홀로 가을을 즐기는 듯, 전원의 가을은 곱.. 2019. 10. 31. 김영랑 시인 / 눈물 속 빛나는 보람 외 4편 김영랑 시인 / 눈물 속 빛나는 보람 눈물 속 빛나는 보람과 웃음 속 어둔 슬픔은 오직 가을 하늘에 떠도는 구름 다만 후젓하고 줄 데 없는 마음만 예나 이제나 외론 밤 바람슷긴 찬 별을 보았습니다 영랑시집, 시문학사, 1935 김영랑 시인 / 님 두시고 님 두시고 가는 길의 애끈한 마음이여 .. 2019. 10. 30. 김수영 시인 / 기도(祈禱) 외 4편 김수영 시인 / 기도(祈禱) 부제: 사․일구(四․一九)순국학도(殉國學徒)위령제(慰靈祭)에 붙이는 노래 시(詩)를 쓰는 마음으로 꽃을 꺾는 마음으로 자는 아이의 고운 숨소리를 듣는 마음으로 죽은 옛 연인(戀人)을 찾는 마음으로 잊어버린 길을 다시 찾은 반가운 마음으로 우리가 찾은 혁.. 2019. 10. 30. 박세영 시인 / 월야(月夜)의 계명사(鷄鳴寺) 외 2편 박세영 시인 / 월야(月夜)의 계명사(鷄鳴寺) 서투른 단소 소리가 석계(石階)에서 고요히 떨리니, 건너편 죽림은 푸시시 웃는다. 아련한 길 우에 푸른 옷들은 큰길로 나서다, 단소 소리는 울리고 절 안의 개는 짖을 때. 장자방(張子房)의 단소 소리에 초진(楚陣)이 흩어진 때는 지금 이 절과 .. 2019. 10. 30. 김영랑 시인 / 꿈밭에 봄 마음 외 4편 김영랑 시인 / 꿈밭에 봄 마음 구비진 돌담을 돌아서 돌아서 달이 흐른다 놀이 흐른다 하이얀 그림자 은실을 즈르르 몰아서 꿈밭에 봄마음 가고 가고 또 간다 영랑시집, 시문학사, 1935 김영랑 시인 / 낮의 소란소리 거나한 낮의 소란소리 풍겼는디 금시 퇴락하는 양 묵은 벽지의 내음 그윽.. 2019. 10. 29. 김수영 시인 / 공자(孔子)의 생활난(生活難) 외 4편 김수영 시인 / 공자(孔子)의 생활난(生活難) 꽃이 열매의 상부(上部)에 피었을 때 너는 줄넘기 작란(作亂)을 한다 나는 발산(發散)한 형상(形象)을 구(求)하였으나 그것은 작전(作戰)같은 것이기에 어려웁다 국수 ― 이태리어(伊太利語)로는 마카로니라고 먹기 쉬운 것은 나의 반란성(叛亂.. 2019. 10. 29. 박세영 시인 / 신년송(新年頌) 외 2편 박세영 시인 / 신년송(新年頌) 붉은 해 동이 터 오고 새벽닭이 울었다 새해오리까 아니 한 바퀴 해가 돌았으니 새해오리까? 복조리 사라 외치니 새해오리까 호사한 아기들 새배하러 오고가며 널 뛰는 색씨 붉은 댕기 날리니 이 또한 새해오리까? 새해거든 새 맘이 깃들어야지 그 마음 아직.. 2019. 10. 29. 이전 1 ··· 34 35 36 37 38 39 40 ··· 79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