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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인과 시(근대)937

한하운 시인 / 보리피리 한하운 시인 / 보리피리 보리 피리 불며 봄 언덕 고향 그리워 피 ㅡ ㄹ 닐니리 보리 피리 불며 꽃 청산 어린 때 그리워 피 ㅡ ㄹ 닐니리 보리 피리 불며 인환의 거리 인간사 그리워 피 ㅡ ㄹ 닐니리 보리 피리 불며 방랑의 기산하(幾山河) 눈물의 언덕을 지나 피 ㅡ ㄹ 닐니리 시집 『보리피.. 2019. 5. 19.
김소월 시인 / 진달래꽃 김소월 시인 / 진달래꽃 나 보기가 역겨워 가실 때에는 말없이 고이 보내드리우리다. 영변(寧邊)에 약산(藥山) 진달래꽃 아름 따다 가실 길에 뿌리우리다. 가시는 걸음 걸음 놓인 그 꽃을 사뿐히 즈려 밟고 가시옵소서. 나 보기가 역겨워 가실 때에는 죽어도 아니 눈물 흘리우리다. 1922년 7.. 2019. 5. 19.
한용운 시인 / 논개의 애인이 되어서 그의 묘에 한용운 시인 / 논개의 애인이 되어서 그의 묘에 낮과 밤으로 흐르고 흐르는 南江은 가지 않습니다. 바람과 비에 우두커니 섰는 矗石樓는 살 같은 光陰을 따라서 달음질칩니다. 論介여, 나에게 울음과 웃음을 同時에 주는 사랑하는 論介여. 그대는 朝鮮의 무덤 가운데 피었던 좋은 꽃의 하.. 2019. 5. 18.
서정주 / 내리는 눈 밭에서는 서정주 / 내리는 눈 밭에서는 괜, 찬, 타…… 괜, 찬, 타…… 괜, 찬, 타…… 괜, 찬, 타…… 수부룩이 내려오는 눈발 속에서는 까투리 메추래기 새끼들도 깃들이어 오는 소리,…… 괜찬타,…… 괜찬타…… 괜찬타…… 괜찬타…… 포근히 내려오는 눈발 속에서는 낯이 붉은 처녀아이들도 깃.. 2019. 5. 18.
이육사 시인 / 편복(蝙蝠) 이육사 시인 / 편복(蝙蝠) 광명(光明)을 배반(背反)한 아득한 동굴(洞窟)에서 다 썩은 들보라 문허진 성채(城砦) 위 너 헐로 도라단이는 가엽슨 빡쥐여! 어둠에 왕자(王者)여! 쥐는 너를 버리고 부자집 고(庫)간으로 도망했고 대붕(大鵬)도 북해(北海)로 날러간 지 임이 오래거늘 검은 세기(.. 2019. 5. 17.
신동엽 시인 / 껍데기는 가라 신동엽 시인 / 껍데기는 가라 껍데기는 가라. 사월도 알맹이만 남고 껍데기는 가라. 껍데기는 가라 동학년(東學年) 곰나루의, 그 아우성만 살고 껍데기는 가라. 그리하여, 다시 껍데기는 가라. 이곳에선, 두 가슴과 그곳까지 내논 아사달 아사녀가 중립의 초례청 앞에 서서 부끄럼 빛내며 .. 2019. 5. 17.
김기림 시인 / 쥬피타 追放 외 7편 김기림 시인 / 쥬피타 追放 ㅡ李箱의 靈前에 바침 芭蕉 잎파리처럼 축 느러진 中折帽 아래서 빼여 문 파이프가 자조 거룩지 못한 圓光을 그려 올린다. 거리를 달려가는 밤의 暴行을 엿듣는 치껴 올린 어깨가 이걸상 저걸상에서 으쓱거린다. 住民들은 벌써 바다의 유혹도 말다툴 흥미도 잃.. 2019. 5. 16.
윤동주 시인 / 서시(序詩) 외 5편 윤동주 시인 / 서시(序詩) 죽는 날까지 하늘을 우러러 한점 부끄럼이 없기를 잎새에 이는 바람에도 나는 괴로와했다 별을 노래하는 마음으로 모든 죽어가는 것들을 사랑해야지 그리고 나한테 주어진 길을 걸어가야겠다. 오늘밤에도 별이 바람에 스치운다. 시집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 2019. 5. 15.
백석 시인 / 정주성(定州城) 백석 시인 / 정주성(定州城) 산(山)턱 원두막은 비었나 불빛이 외롭다 헝겊 심지에 아주까리 기름의 쪼는 소리가 들리는 듯하다 잠자려 조을던 무너진 성(城)터 반딧불이 난다 파란 혼(魂)들 같다 어데서 말 있는 듯이 크다란 산새 한 마리 어두운 골짜기로 난다 헐리다 남은 성문(城門)이 .. 2019. 5. 15.
최남선 시인 / 海에게서 少年에게 최남선 시인 / 海에게서 少年에게 一 텨......ㄹ썩, 텨......ㄹ썩, 텩, 쏴......아. 따린다, 부슨다, 문허 바린다. 태산(泰山) 갓흔 놉흔 뫼, 딥턔 갓흔 바위ㅅ돌이나, 요것이 무어야, 요게 무어야. 나의 큰 힘 아나냐, 모르나냐, 호통까디 하면서, 따린다, 부슨다, 문허 바린다. 텨......ㄹ썩, 텨........ 2019. 5. 14.
주요한 시인 / 불노리 주요한 시인 / 불놀이 아아 날이 저문다, 서편 하늘에, 외로운 강(江)물 우에, 스러져 가는 분홍빛 놀…… 아아 해가 저물면 날마다, 살구나무 그늘에 혼자 우는 밤이 또 오건마는, 오늘은 사월(四月)이라 파일날 큰 길을 물 밀어가는 사람소리는 듣기만 하여도 흥성스러운 것을 왜 나만 혼.. 2019. 5. 14.
한용운 시인 / 이별 외 19편 한용운 시인 / 이별 아아 사람은 약한 것이다, 여린 것이다, 간사한 것이다. 이 세상에는 진정한 사랑의 이별은 있을 수가 없는 것이다. 죽음으로 사랑을 바꾸는 님과 님에게야, 무슨 이별이 있으랴. 이별의 눈물은 물거품의 꽃이요, 도금한 금방울이다. 칼로 베인 이별의 '키쓰'가 어데 있.. 2019. 5. 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