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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인과 시(근대)937

천상병 시인 / 흐름 외 10편 천상병 시인 / 흐름 바다도 흐르고 구름도 흐르고 사람도 흐르고 동물도 흐르고 흐르는 것이 너무 많다 새는 날고 지저귀는데 흐름의 세계를 흐르면서 보리라. 물이 흐르는 것은 당연하지만 위에서 아래로만 흐른다. 하느님! 하느님도 흐르시나요! 천상병 시인 / 허상(虛像) -폭풍우- '허리.. 2019. 5. 31.
박용래 시인 / 가을의 노래 외 2편 박용래 시인 / 가을의 노래 깊은 밤 풀벌레 소리와 나 뿐이로다. 시냇물은 흘러서 바다로 간다. 어두움을 저어 시냇물처럼 저렇게 떨며 흐느끼는 풀벌레 소리…… 쓸쓸한 마음을 몰고 간다. 빗 방울처럼 이었는 슬픔의 나라 後園을 돌아가며 잦아지게 운다. 오로지 하나의 길위 뉘가 밤을 .. 2019. 5. 31.
김수영 시인 / 그 방을 생각하며 외 2편 김수영 시인 / 그 방을 생각하며 혁명은 안되고 나는 방만 바꾸어버렸다 그 방의 벽에는 싸우라 싸우라 싸우라는 말이 헛소리처럼 아직도 어둠을 지키고 있을 것이다 나는 모든 노래를 그 방에 남기고 왔을 게다 그렇듯 이제 나의 가슴은 이유없이 메말랐다 그 방의 벽은 나의 가슴이고 .. 2019. 5. 30.
천상병 시인 / 창에서 새 외 9편 천상병 시인 / 창에서 새 어느날 일요일이었는데 창에서 참새 한 마리 날아 들어왔다. 이런 부질없는 새가 어디 있을까? 세상을 살다보면 별일도 많다는데 참으로 희귀한 일이다. 한참 천장을 날다가 달아났는데 꼭 나와 같은 어리석은 새다. 사람이 사는 좁은 공간을 날다니. 천상병 시인.. 2019. 5. 30.
김수영 시인 / 눈 외 2편 김수영 시인 / 눈 눈은 살아 있다. 떨어진 눈은 살아 있다. 마당 위에 떨어진 눈은 살아 있다. 기침을 하자 젊은 시인(詩人)이여 기침을 하자 눈 위에 대고 기침을 하자 눈더러 보자고 마음 놓고 마음 놓고 기침을 하자 눈은 살아 있다. 죽음을 잊어버린 영혼(靈魂)과 육체(肉體)를 위하여 눈.. 2019. 5. 29.
천상병 시인 / 어머니 외 9편 천상병 시인 / 어머니 내가 40대때 돌아가신 어머니. 자꾸만 자꾸만 생각납니다. 나이가 60이 됐으니까요! 살아계실 땐 효도(孝道)한번 못했으니 얼마나 제가 원통하겠어요 어머니! 천상병 시인 / 어머니 변주곡(變奏曲) . 4 어머니는 앓다가 저 세상(世上)으로 가셨다. 둘째 누이의 이실직고.. 2019. 5. 29.
조향 시인 / 장미와 수녀의 오브제 외 3편 조향 시인 / 장미와 수녀의 오브제 하얀 아라베스크 짓궂게 기어간 황혼 낙막(落寞)이 완성된 꽃밭엔 수 많은 수녀의 오브제. 인생이라는. 그럼. 어둠침침한 골목길에서 잠간 스치며 지나보는 너를……. 영구차가 전복한 거리거리마다에서 비둘기들은 검은 까운을 휘감고 푸른 별이 그립.. 2019. 5. 28.
천상병 시인 / 미소 외 10편 천상병 시인 / 미소 -새- 1 입가에 흐뭇스레 진 엷은 웃음은, 삶과 죽음 가에 살짝 걸린 실오라기 외나무 다리. 새는 그 다리 위를 날아간다. 우정과 결심, 그리고 용기 그런 양 나래 저으며...... 풀잎 슬몃 건드리는 바람이기보다 그 뿌리에 와 닿아 주는 바람 이 가슴팍에서 빛나는 햇발. 오.. 2019. 5. 28.
천상병 시인 / 독자들에게 외 9편 천상병 시인 / 독자들에게 내 독자들은 꽤 많다. 초상화를 보내오는 독자도 있고 선물을 보내오는 독자도 있다. 전화 걸어오는 독자는 너무 많다. 이런 독자들에게 보답할려고 나는 좋은 시(詩)를 끊임없이 써야 하리라! - 제1부. 좋다 좋다 다좋다! 중(中) 천상병 시인 / 동네 나 사는 곳 도.. 2019. 5. 27.
홍사용 시인 / 나는 왕(王)이로소이다 외 2편 홍사용 시인 / 나는 왕(王)이로소이다 - 노작 홍사용 - 나는 왕이로소이다. 나는 왕이로소이다. 어머님의 가장 어여쁜 아들 나는 왕이로소이다. 가장 가난한 농군의 아들로서…… 그러나 시왕전(十王殿)에서도 쫓기어난 눈물의 왕이로소이다. “맨 처음으로 내가 너에게 준 것이 무엇이냐.. 2019. 5. 27.
천상병 시인 / 나무 외 9편 천상병 시인 / 나무 누가 심었더란 말인가. 그것뿐만이 아니다. 바다 한가운데 섬에도 나무는 있다. 이것은 어찌된 일인가. 누가 심었더란 말이냐? 나는 도무지 모르겠다. 다만 하느님이 심으셨다는 생각이 굳어갈 뿐이다. 보살피는 것도 하느님이다. 천상병 시인 / 나의 가난함 나는 볼품.. 2019. 5. 26.
박인환 시인 / 목마(木馬)와 숙녀(淑女) 외 2편 박인환 시인 / 목마(木馬)와 숙녀(淑女) 한 잔의 술을 마시고 우리는 버지니아 울프의 생애와 목마(木馬)를 타고 떠난 숙녀(淑女)의 옷자락을 이야기한다. 목마(木馬)는 주인을 버리고 그저 방울 소리만 울리며 가을 속으로 떠났다, 술병에 별이 떨어진다. 상심(傷心)한 별은 내 가슴에 가벼.. 2019. 5. 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