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인과 시(근대)937 박용철 시인 / 산중문답(山中問答) 외 3편 박용철 시인 / 산중문답(山中問答) 問余何事棲碧山 어인 일로 푸른 산중에 사느냐고 나에게 물으니 笑而不答心自閑 웃으며 대답하지 않아도 마음은 절로 한가롭네 桃花流水杳然去 복숭아꽃 실린 물이 아득히 흘러가니 別有天地非人間 별천지요 인간 세상이 아니로구나 박용철 시인 / 어.. 2019. 7. 12. 김상용 시인 / 남으로 창을 내겠소 외 5편 김상용 시인 / 남으로 창을 내겠소 남(南)으로 창(窓)을 내겠소 밭이 한참갈이 괭이로 파고 호미론 김을 매지요 구름이 꼬인다 갈 리 있소 새 노래는 공으로 들으랴오 강냉이가 익걸랑 함께 와 자셔도 좋소 왜 사냐건 웃지요. 망향, 문장사, 1939 김상용 시인 / 포구(浦口) 슬픔이 영원(永遠).. 2019. 7. 12. 조향 시인 / BON VOYAGE! 외 1편 조향 시인 / BON VOYAGE! □ 1. BARCELONA 아 BARCELONA로 □ 2. 은빛 꼬마 스푸운을 조심스레 잠글라치면 짙은 세피아의 물결이 가울탕 잔(盞) 전에 남실거리며 소녀(少女)가 마악 부어 주고 간 우유(牛乳)가 가라앉았다간 송이송이 구름이 되어 피어 오른다 유리창 바깥엔 수많은 전옥(典獄)들처럼 .. 2019. 7. 11. 김광균 시인 / 와사등 외 4편 김광균 시인 / 와사등 차단-한 등불이 하나 비인 하늘에 걸리어 있다. 내- 호올로 어딜 가라는 슬픈 신호냐 긴- 여름해 황망히 나래를 접고 늘어선 고층 창백한 묘석같이 황혼에 젖어 찬란한 야경,무성한 잡초인 양 헝클어진 채 사념 벙어리 되어 입을 다물다. 피부의 바깥에 스미는 어둠 .. 2019. 7. 11. 변영로 시인 / 유령의 나라 외 1편 변영로 시인 / 유령의 나라 꿈은 유령의 춤추는 마당 현실은 사람의 괴로움 불붙이는 싯벌건 철공장(鐵工場) 눈물은 불에 단 괴로움은 찌꺼기 사랑은 꿈 속으로 부르는 여신! 아! 괴로움에 타는 두 사람 가슴에 꿈의 터를 만들어 놓고 유령과 같이 춤을 추면서 타오르는 사랑은 차디찬 유.. 2019. 7. 11. 조향 시인 / 문명(文明)의 황무지(荒蕪地) 외 1편 조향 시인 / 문명(文明)의 황무지(荒蕪地) 손을 번쩍 들면 내 앞에 와서 쌔근거리는 개쁜히 정지하는 크라이스라. 길들은 사냥개. 빽․미러 안에다 창백한 내 표정을 영상(映像)하며 주검의 거릴 내닫는다. 나는 약간 흔들린다. 죽어 쓰러진 엄마 젖무덤 파고드는 갓난애. 버려진 군화(軍靴.. 2019. 7. 10. 김동환 시인 / 산 너머 남촌에는 외 5편 김동환 시인 / 산 너머 남촌에는 1 산 너머 남촌에는 누가 살길래, 해마다 봄바람이 남으로 오네. 꽃 피는 사월이면 진달래 향기, 밀 익는 오월이면 보리 내음새. 어느 것 한 가진들 실어 안 오리, 남촌서 남풍 불 제 나는 좋데나. 2 산 너머 남촌에는 누가 살길래 저 하늘 저 빛깔이 저리 고.. 2019. 7. 10. 노천명 시인 / 희망 외 1편 노천명 시인 / 희망 꽃술이 바람에 고개짓하고 숲들 사뭇 우짖습니다 그대가 오신다는 기별만 같아 치맛자락 풀덤불에 긁히며 그대를 맞으러 나왔습니다 내 낭자에 산호잠 하나 못 꽃고 실안개 도는 갑사치마도 못 걸친 채 그대 황홀히 나를 맞아주겠거니---- 오신다는 길가에 나왔습니다.. 2019. 7. 10. 조향 시인 / 대연리(大淵里) 서정(抒情) 외 1편 조향 시인 / 대연리(大淵里) 서정(抒情) □ 1 가을 여기는 마구 고요만 하구나 노오란 오후의 햇볕 어깨에 받으며 신문질 그러듯이 나는 바다를 앞에 척 펴 놓고 이렇게 쓸쓸한 시간 가운데 있구나 바다는 마구 칠한 부륫샨 부류우 오 바다는 굼실거리는 영원의 그라비유어! 바다여 너는 찬.. 2019. 7. 9. 김동명 시인 / 내 마음은 외 1편 김동명 시인 / 내 마음은 내 마음은 호수요, 그대 저어 오오. 나는 그대의 흰 그림자를 안고 옥같이 그대의 뱃전에 부서지리다. 내 마음은 촛불이요, 그대 저 문을 닫아 주오. 나는 그대의 비단 옷자락에 떨며, 고요히 최후의 한 방울도 남김없이 타오리다. 내 마음은 나그네요, 그대 피리를.. 2019. 7. 9. 노천명 시인 / 임 오시던 날 외 4편 노천명 시인 / 임 오시던 날 임이 오시던 날 버선발로 달려가 맞았으련만 굳이 문 닫고 죽죽 울었습니다 기다리다 지쳤음이오리까 늦으셨다 노여움이오리까 그도 저도 아니오이다 그저 자꾸만 눈물이 나 문 닫고 죽죽 울었습니다 노천명 시인 / 작별 어머니가 떠나시던 날은 눈보라가 날.. 2019. 7. 9. 조향 시인 / 녹색(綠色) 의자(椅子)가 앉아... 외 1편 조향 시인 / 녹색(綠色) 의자(椅子)가 앉아... 원제 : 녹색(綠色) 의자(椅子)가 앉아 있는 베란다에서 찐득찐득하다 진한 내출혈(內出血)․커피 냄새 밤이 뭉게뭉게 내 입 에서 기어나온다 나의 여백(餘白)이 까아맣게 침몰(沈沒)해 간다 이끼가 번성하는 계절 늪지대(地帶)에는 송장 들의 눅.. 2019. 7. 8. 이전 1 ··· 62 63 64 65 66 67 68 ··· 79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