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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인과 시(근대)937

김영랑 시인 / 누이의 마음아 나를 보아라 김영랑 시인 / 누이의 마음아 나를 보아라 "오매 단풍 들것네." 장광에 골붙은 감닙 날러오아 누이는 놀란 듯이 치어다보며 오매 단풍 들것네." 추석이 내일모레 기둘리니* 바람이 자지어서 걱정이리 누이의 마음아 나를 보아라 "오매 단풍 들것네." 김영랑 시인 본명은 .. 2020. 3. 18.
김수영 시인 / 사랑 외 3편 김수영 시인 / 사랑 어둠 속에서도 불빛 속에서도 변치 않는 사랑을 배웠다 너로해서 그러나 너의 얼굴은 어둠에서 불빛으로 넘어가는 그 찰라(刹那)에 꺼졌다 살아났다 너의 얼굴은 그만큼 불안하다 번개처럼 번개처럼 금이 간 너의 얼굴은 김수영 시인 / 밤 부정한 마음아 밤이 밤의 창.. 2020. 3. 17.
김소월 시인 / 엄숙 외 2편 김소월 시인 / 엄숙 나는 혼자 뫼 위에 올랐어라. 솟아 퍼지는 아침 햇빛에 풀잎도 번쩍이며 바람은 속삭여라. 그러나 아아 내 몸의 상처받은 맘이여. 맘은 오히려 저리고 아픔에 고요히 떨려라. 또 다시금 나는 이 한때에 사람에게 있는 엄숙을 모두 느끼면서 김소월 시인 / 자나깨나 앉으.. 2020. 3. 17.
한용운 시인 / 사랑의 불 외 2편 한용운 시인 / 사랑의 불 산천초목(山川草木)에 붙는 불은 수인씨(燧人氏)가 내셨습니다 청춘의 음악에 무도(舞蹈)하는 나의 가슴을 태우는 불은 가는 님이 내셨습니다 촉석루를 안고 돌며 푸른 물결의 그윽한 품에 논개(論介)의 청춘을 자매우는 남강(南江)의 흐르는 물아 모란봉의 키스.. 2020. 3. 17.
김소월 시인 / 가막 덤불 외 3편 김소월 시인 / 가막 덤불 산에 가시나무 가막덤불은 덤뿔 덤불 산마루로 벋어 올랐소 산에는 가려 해도 가지 못하고 바로 말로 집도 있는 내 몸이라오 길에는 혼잣몸의 홑옷 자락은 하룻밤 눈물에는 젖기도 했소 산에는 가시나무 가막덤불은 덤불덤불 산마루로 벋어 올랐소. 김소월 시인 .. 2020. 3. 16.
한용운 시인 / 길이 막혀 외 3편 한용운 시인 / 길이 막혀 당신의 얼굴은 달도 아니건만 산 넘고 물 넘어 나의 마음을 바칩니다. 나의 손길은 왜 그리 짧아서 눈앞에 보이는 당신의 가슴을 못 만지나요. 당신이 오기로 못 올 것이 무엇이며 내가 가기로 못 갈 것이 없지마는 산에는 사다리가 없고 물에는 배가 없어요. 뉘라.. 2020. 3. 16.
피천득 시인 / 후회 외 3편 피천득 시인 / 후회 산길이 호젓다고 바래다 준 달 세워 놓고 문 닫기 어렵다거늘 나비같이 비에 젖어 찾아온 그를 잘 가라 한 마디로 보내었느니 피천득 시인 / 축복 나무가 강가에 서 있는 것은 얼마나 복된 일일까요 나무가 되어 나란히 서 있는 것은 얼마나 복된 일일까요 새들이 하늘.. 2020. 3. 16.
양주동 시인 / 탄식 -1- 외 1편 양주동 시인 / 탄식 -1- 무진년(戊辰年) 여름 조선 각지(各地)에는 천재(天災)가 심하였다. 관북(關北)에는 사면 백리(百里) 전에 없던 큰 장마 지고, 영남(嶺南)엔 가물 들어 논밭엔 곡식이란 씨도 없이 말랐네. 하늘님도 무심치, 무엇 먹고 이 날을 지내가라나, 무엇 입고 이 겨울 지내가라.. 2020. 3. 15.
피천득 시인 / 가을 외 3편 피천득 시인 / 가을 호수가 파랄 때는 아주 파랗다 어이 저리도 저리도 파랄 수가 하늘이, 저 하늘이 가을이어라. 피천득 시인 / 고백 정열 투쟁 클라이맥스 그런 말들이 멀어져 가고 풍경화 아베마리아 스피노자 이런 말들이 가까이 오다 해탈 기다려지는 어느 날 오후 걸어가는 젊은 몸.. 2020. 3. 15.
양주동 시인 / 이리와 같이 외 2편 양주동 시인 / 이리와 같이 조선아, 잠들었는가, 잠이어든 숲속의 이리와 같이 숨결만은 우렁차거라. 비바람 몰아치는 저녁에 이리는 잠을 깨어 울부짖는다, 그 소리 몹시나 우렁차고 위대(偉大)하매 반(半)밤에 듣는 이 가슴을 서늘케 한다. 조선아, 너도 이리와 같이 잠깨어 울부짖거라. .. 2020. 3. 14.
피천득 시인 / 작은 기억 외 2편 피천득 시인 / 작은 기억 벽 위에 그림자는 그림 속에 애인들과도 같았다 둘의 머리칼은 스칠 듯하다가도 스치지는 않았다 이따금 숨결이 합할 때마다 불꽃이 나부꼈다 촛불을 들여다보며 새우던 밤 창 밖에는 눈이 나렸다 서정시집(抒情詩集), 상호출판사, 1947 피천득 시인 / 팔월십오일(.. 2020. 3. 14.
양주동 시인 / 삶의 든든함을 느끼는 때 외 2편 양주동 시인 / 삶의 든든함을 느끼는 때 가사 총알 한 방이 지금 내 머리를 꿰어뚫는다 하자― 그로 인하여 나의 피와 숨결이 과연 끊어질 것인가. 끊어질 것이면 끊어지라 하자, 아아 그러나 나의 이 위대(偉大)한 생명(生命)의 굳세인 힘과 신비로운 조직(組織)이야 어이 총알 한 방에 해.. 2020. 3. 13.